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계가 계속된 수주 호황에도 불구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올해 임금협상 탓에 웃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권 확보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고, 두 노조 모두 집행부 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연내 타결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1일 소식지를 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12차, 현대일렉트릭은 10차, 현대건설기계는 8차 교섭을 마쳤지만 이렇다 할 진전은 없는 상태다.
노사는 이날도 13차 집중교섭을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노조는 기본급 중심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코로나 여파와 후판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조가 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함에 따라 중노위는 2주 가량 노사의견을 듣고 조정에 나선다. 만약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쟁의행위 찬판투표에 돌입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오는 11월 지부장을 포함한 임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교섭에 속도를 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집행부가 선거를 통해 교체될 가능성도 있고, 선거 이후 대의원·교섭위원 선임 절차 등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조는 “급등한 수주 실적, 재상장, 책임경영을 내세운 사장단 인사 등 회사는 할 거 다 하면서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회사가 충분한 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투쟁은 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생 격인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다음주 노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어 교섭이 임시 중단된 상태다. 지난 9월 7년만에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부결 후에도 네 차례 집중교섭을 펼쳤지만 타협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공은 차기 집행부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집행부 임기는 11월17일까지이며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선거 일정을 오는 29일로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12월 초는 돼야 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집행부 선거 이후 대의원, 교섭위원 선임 등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선거가 끝나더라도 바로 교섭 재개는 힘들기 때문이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