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3)]외래어·외국어 남용
상태바
[윤주은의 우리글 우리말(33)]외래어·외국어 남용
  • 경상일보
  • 승인 2021.10.2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세계가 교류하는 이 시대에 새로운 외국어 용어들이 우리 생활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어를 지나치게 사용해 외래어가 양산된다.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우리 부부는 딩크족이다. 사람들은 루저하다 할지 모르겠다. 엠지 세대이기에 엣지 있는 생활을 한다고 우리 부부를 좋지 않게 보겠지만, 우리는 오픈 마켓에서 웨어러블한 옷을 구입하고, 버스킹도 길에서 즐긴다. 그래도 가끔은 갤러리에 가서 명화도 감상한다. 그래피티에 익숙한 세대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근래 코로나가 창궐하여 코호트 당하지 않으려고 오후에는 드라이브 스루하고, 기분이 씁쓸해서 오랜만에 에쓸레저룩을 구입했다. 텔레비전에서는 폰지 게임으로 떼돈을 벌어들인 피의자가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보도한다.’

필자의 거친 문장이다. 그런데 문장 내용 파악은 가능한가? 딩크족( Double In Come No Kids)은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 루저(loser)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여 어디에서건 대접을 못 받는 사람. 엠지(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 초 출생한 미레니얼(M)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새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엣지(edge)는 개성과 독특. 오픈 마켓(open market)은 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곳. 웨어러블(wearable)은 실용적이고 편의성이 있다는 의미. 그래피티(graffiti)는 길거리 벽에 붓이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 코호트(cohert) 격리. 에쓸레저룩(athletic leisure look)은 스포츠 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 웨어. 티저(teaser)는 일부만 공개하여 호기심을 자극하는 예고 광고. 폰지 게임(ponzi game)은 고율 배당을 미끼로 초기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 수익으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제삼자에게 신규로 자금을 빌려 상환하는 투자 사기 행위를 말한다.

외래어의 의미를 이해한 후 문장을 읽으면 해석할 수 있다. 어문 관련 기관에서는 이런 현상을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윤주은 전 울산과학대 교수·국문학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울산 앞바다 ‘가자미·아귀’ 다 어디갔나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