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울산역의 역할이 KTX울산역 못지않게 증가하는 데는 동해남부선 외에 고속전철도 한 몫을 한다. 서울 청량리~북울산역을 오가는 고속전철이 연결되면 서울과 울산 북구의 거리가 2시간30분대로 가까워진다. KTX울산역까지 가는데 1시간여 걸리던 동·북구지역의 교통환경이 크게 달라질 것이 뻔하다.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따른 광역철도 신설 계획으로 10년 후 쯤엔 또 다른 큰 변화가 있겠으나 북울산역의 역할 증대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미래다.
문제는 울산시가 올해 확정한 2035년 도시기본계획에 이같은 교통환경변화가 민첩하게 반영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35년 도시기본계획은 언양 및 삼남 등 서부권을 신도심으로 지정해 현재의 1도심인 중구 원도심·남구 삼산동과 더불어 2도심체제로 전환하는 것으로 돼 있다. 1도심에서 2도심체제로 확대한 것만으로도 큰 변화이긴 하나 북울산역과 태화강의 비중에 대한 새로운 진단 없이 KTX울산역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닌지, 점검도 분명 필요하다.
울산발전연구원 정현욱 미래도시연구실장이 지난 22일 울산도시환경브리프에서 주장한 ‘트라이앵글허브’는 그런 면에서 눈길을 끈다. 정실장은 메가시티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 울산을 서부(KTX울산역)-남부(남창역)-북부(북울산역) 권역으로 나눠 ‘트라이앵글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및 북울산역 광역전철 연장 운행으로 남부권과 북부권을 광역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서부권은 인근 지역 제조업과 연계한 R&D 기능 강화, 남부권은 기장산업단지와 연계한 주거 기능의 강화, 북부권은 배후 주거와 연계한 상업 기능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실장의 주장이다. 도시화가 덜된 남부권은 차치하더라도 서부권과 북부권은 울산시의 의도와 상관없이 교통환경의 변화로 인한 발전이 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내교통환경개선 등으로 남-북에 치우쳐있던 도시발전의 축을 동-서로 확장하는 것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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