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차크닉 열풍…해안가 공영주차장 민폐족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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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차크닉 열풍…해안가 공영주차장 민폐족 극성
  • 정세홍
  • 승인 2021.10.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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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해안가 공영주차장이 차박과 차크닉(차+피크닉) 열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3일 찾은 동구 슬도 공영주차장. 해안 경치가 수려한 주차장 한 쪽에는 차량들이 트렁크를 연 채 줄지어 있었다. 대부분 가림막을 설치해놓고 낚시를 하는 등 차크닉하는 차량들로 이미 주차장은 만차 상태였다.

동구는 최근 슬도 일대 주차공간 부족으로 어항구역을 매립·정비해 친수공간이자 주차장으로 확장해 활용중이다. 그런데 차박과 차크닉 명소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말이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바닷가가 보이는 명당 자리는 오전부터 자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오후면 주차장은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이날 주차장은 흡사 자동차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특히 몰염치한 얌체족들은 주차장에서 취사행위와 쓰레기 투기 등도 버젓이 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는 캠핑카까지 끌고 와 주차장인지 캠핑장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해변가 쪽의 차량들이 하루종일 자리를 잡고 빠지지 않는 탓에 주차 순환도 되지 않았다. 반면 슬도와 거리가 있는 공영주차장은 텅텅 빈 채였다.

이곳 뿐 아니라 주전·강동해안 등 노상주차장에서는 인도를 점유하거나 화장실 근처에 자리를 잡고 물을 당겨쓰는 등의 염치없는 행위도 목격됐다.

경관 명소로 자리잡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반복되는 쓰레기 투기, 알박기 등 비매너 행위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주차장과 친수공간이라는 공공시설을 일부가 점유·사유화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 기장과 강원 등 해안가 공영주차장을 조성한 타 시·도에서는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화장실을 폐쇄하거나 공영주차장을 유료화하는 등의 초강수 대응을 펼치기도 했다.

관할 지자체인 동구도 지속적인 현장 지도·점검을 통해 텐트 펴는 행위나 취사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계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동구 관계자는 “슬도는 정식 지정 주차장은 아니고 친수공간이자 주차장으로 조성했다. 공원구역과 어항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관리체계를 개선하려고 내부적으로 고민중이다. 유료화도 가능할 수 있겠으나 내부적으로 나은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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