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칼럼]한국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음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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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칼럼]한국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음과 양
  • 경상일보
  • 승인 2021.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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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영 부성산업 부사장

우리나라는 눈부신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경제력, 국방력은 명실공히 세계 상위권에 속하는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할 수준이 되었지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경쟁력은 미비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수시장의 발전과 우리만의 색으로 수준을 끌어올려 점진적으로 세계의 문을 두드린 결과 음악, 영화, 드라마 등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2020년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수상, 음악 분야에선 BTS가 미국을 중심으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넷플릭스에서도 끊임없이 한국 드라마 히트작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한국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얻은 ‘신뢰감’과 ‘기대’는 매우 크다. 최근 <오징어 게임>에 있어서는 최대 속도로 순풍이 몰아쳐 오는 상황이다.

연일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한국산 엔터테인먼트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의 내용은 아이러니하게도 양극화 사회에 대한 안티테제이다. 익숙한 아이들의 놀이에 목숨을 담보로 승리자와 패배자를 나누어 상금을 노리는 모습은 사회적 양극화로 불안에 떨고 있는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여전히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한번 추락하면 다시 기어오르는 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게 되는 성기훈의 모습은 어쩌면 ‘내일의 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또한, 양극화 문제 외에도 학력, 직업, 외국인 근로자와 탈북자에 대한 온갖 차별 문제가 그려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소외계층에 대한 절박한 상황은 드라마 속 비정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닌, 현실의 사회나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벌어지고 있음을 자각하며 우리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라는 생각에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이 시대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은 문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화려함 속에서 이슈를 끊임없이 생성하고 그 파급력으로 또 다른 문화를 잉태한다. <오징어 게임>은 현재 94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억명 이상이 시청했다고 보도되고 있으며, 인기에 힘입어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에는 8000개가 넘는 관련 상품이 등장했다고 한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세계 무대에 성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집값 폭등과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불안감, 소외계층에 대한 차별 등 화려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향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들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장기화한 코로나의 여파로 내수시장의 불황을 비롯해 실업률, 저출산 문제 등 우리 사회가 풀어가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급성장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밝은 면만 보여주는 착시효과를 발생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전 세계에 미치는 그 파급력과 영향력은 무궁무진하다. 동시에 엔터테인먼트가 가진 특수성, 즉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우리 사회에 난연한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하는 나침반이 되어주기를 기대해본다.

김대영 부성산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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