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시립미술관 대중성 확보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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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시립미술관 대중성 확보가 관건이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0.2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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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미술관 개관일이 내년 1월6일로 정해졌다. 미술관 부지를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울산시립미술관이 기공식(2019년 8월29일)을 가진 지 2년4개월여 만에 마침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울산 최초의 공공미술관인 시립미술관의 가장 큰 장점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선시대 울산도호부가 있었던 원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전국에서도 드물게 접근성이 뛰어난 미술관이 됐다. 일부러 작정하고 날 잡아서 찾아가야 하는 미술애호가들만의 공간이 아닌, 생활 속의 미술관이 되기에 충분한 공간적 이점을 안고 출발한다. 공공미술관의 목표 중의 하나인 대중성 확보에는 꽤 유리한 조건인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지리적 장점을 어떻게 미술관 활성화로 이어나갈 것인가이다. 일반 시민들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이고 외지인들까지 불러들이는 미술관이 되려면 지리적 이점만으론 불가능하다. 어쨌든 ‘좋은’ 전시가 관건이다. ‘살아남는 미술이 좋은 미술’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어떤 장르든 상관없이 세세하게 이해하기는 어렵더라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쉬운,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많이 보여주어야 한다.

울산시립미술관은 전국에서도 드물게 ‘기술매체에 기반한 예술작품(디지털미디어아트)’을 중심으로 연구하고 수집하며 전시하는 미래형 미술관을 지향한다. 독창성은 확보했으나 공공미술관으로서의 대중성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혹여 어렵기만 하고 재미도 감동도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 ‘도심 속의 섬’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개관전시회는 그 가늠자다.

내년 1월6일부터 시작해 4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개관전은 5개로 구성돼 세계 14개국 7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미술관의 대·중전시실에서 열리는 개관특별전은 울산의 정체성을 담은 ‘포스트네이처’가 주제다. ‘미학적이면서 사회학적 가치가 높은 예술작품을 선보이겠다’는 미술관의 포부가 담겼다고 한다. 세계미술계에서 현존하는 미디어아트 최강자로 꼽히는 히토 슈타이얼을 비롯해 저명한 해외작가 15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디지털기술전용체험관(XR랩)으로 꾸민 로비에서는 이탈리아 태생의 미국작가 알도 탐벨리니의 작품으로 디지털미술관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한다. 어린이를 위한 에듀테인먼트형 전시도 있고 울산신진작가 발굴전도 있다. 울산시립미술관이 사들인 소장작 30여점은 미술관이 아닌 동구 교육연수원에서 전시된다. 소장작이 됐다는 것만으로 화제를 모았던 백남준의 작품들도 여기에 들어 있다. ‘메머드급 현대미술 총출동’이라는 말이 무색하지는 않으나 디지털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울산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는 여전히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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