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와 현대중공업 등 복수노조가 설립돼 있는 울산지역 대형사업장들의 임금협상 진행상황이 관심이다.
양대노총이 사업장 내에 나란히 설립된 삼성SDI는 무노조 경영 체제에서 역할을 해온 노사협의회까지 있어 향후 임금협상에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4사 1노조 체제에서 변화가 생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주 건설기계·일렉트릭 지회 설립 8번째 시도에 도전하지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31일 삼성SDI 노사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8월10일 단체협상을 체결하고 조만간 내년 임금협상을 위한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삼성SDI 울산사업장에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산하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지회와 한국노총 산하 삼성SDI울산노조가 나란히 설립돼 있다. 무노조 경영 체제에서 노조 역할을 하던 노사협의회도 존재한다.
삼성SDI는 그동안 무노조 경영 체제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한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됐지만 노조에 가입 가능한 근로자 1300여명 중 100여명 안팎의 인원이 활동중이어서 노조가 대표성을 가진다고 보긴 어렵다. 사측은 임금교섭 주 창구로는 노사협의회와 한노총 노조 등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사측 관계자는 “올해는 삼성그룹 내에서도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사협의회가 우선이었으나 올해는 인원이 작아도 법상으로는 노조가 상위단체다. 또 노사협의회가 사업장 내 인원수가 많지만 상위단체가 노조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로보틱스 복수노조 설립으로 분할 후 4사1노조 체제에 변화가 생긴 현대중공업과 분할사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지난해 새 노조가 출범하면서 복수노조 체제가 된 대구 소재 현대로보틱스는 이미 임금협상을 타결한 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28일 중노위 노동쟁의조정 1차회의를 진행했고 오는 2일 2차 조정회의가 예정돼 있다. 여기서 조정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노조는 쟁의권 확보를 위한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또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4일 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 지회 설립을 위한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이 총 8번째 시도지만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다. 지난 7번의 대의원대회에서는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지회 설립이 불발됐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지회 설립이 독자적으로 임금협상도 진행하지 못하는 껍데기 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