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에 사는 60대 주부 정씨는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당겨 김장을 하기로 했다. 배추무름병이 돌아서 배추를 잘못 구입하면 맛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변에서 권유를 받고 마음을 바꿨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김장을 담그는 손길들이 바빠지고 있다.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이 감소한데다 양념채소 등 김장 재료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김장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가을 출하 배추 가격은 10㎏당 7000원으로 작년 이맘때(6820원)보다 소폭 올랐다. 9월 말 고랭지 배추 가격이 10㎏당 1만1260원으로 작년(2만7420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과 대조된다. 현장에서는 고랭지 배추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예측을 넘는 배추 대란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다 깐마늘과 쪽파 같은 양념채소와 고춧가루, 소금 등 김장에 쓰이는 다른 재료들의 가격도 평년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날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판매되는 국산 깐마늘은 ㎏당 1만원으로 평년(8667원) 대비 15.4% 비싸졌다. 또 국산 고춧가루도 ㎏당 3만원으로 평년(2만7433원) 대비 9.4% 올랐고, 쪽파는 1㎏에 8330원으로 72.4% 급등했다. 굵은소금은 5㎏ 가격이 6500원으로 평년 대비 44.4% 상승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김장철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리자, 정부는 김장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꾸리고 수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김장철인 11월 하순~12월 상순 배추 출하량을 평소의 1.37배로 늘리고, 비축해둔 깐마늘 10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에서 농축산물 쿠폰을 활용해 김장채소류와 돼지고기를 20~30% 할인 판매한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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