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운 집으로]이혼후 홀로 양육 경제적 애로
상태바
[집다운 집으로]이혼후 홀로 양육 경제적 애로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1.11.05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웅이네가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 거실. 채광이 좋지 않고 외풍이 심해 겨울철 추위에 취약하다.

유치원생 웅이(가명·4세)는 공룡을 좋아한다. 여느 4세 아이처럼 활동적이고 언어표현도 뛰어나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웅이 엄마는 고민이 생겼다. 웅이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2년전인 지난 2019년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기 때문이다.

웅이 엄마는 홀로 영유아기 아동을 양육하느라 근로활동에 제약이 많았다고 한다. 엄마는 웅이가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하며 조금씩 일하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장시간 근로는 어려워 하루 4시간 정도 일하고 있다. 관할 구청 내 희망근로에 참여하고 있지만, 근로시간이 짧다 보니 월 소득은 1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두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웅이 엄마의 가장 큰 고민은 ‘집’이라고 한다. 현재 두 식구가 거주하고 있는 월세방은 오래된 다세대주택이다. 거실에서 안방까지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하다. 외부로 난 창이 매우 작아 실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다. 웅이 엄마는 시트지를 구해 벽에 발라도 보고, 집안 환경을 깨끗이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특히 채광이 좋지 않고 외풍이 심해 겨울철 추위에 취약했다.

웅이 엄마는 어린 웅이가 곰팡이 가득한 집에서 생활하며 건강을 해칠까 우려했다. 실제 관련 연구에서도 습기가 높은 주거는 성인보다는 아동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습기와 곰팡이가 많은 집에서 사는 아동은 천식 발생률이 높다는 점은 각종 책(임세희, 주거빈곤이 아동의 권리에 미치는 영향, 2019)과 논문 등에서 확인이 되고 있다. 열악한 주거환경이 아동 생존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가정 내 경제적 부담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웅이네 현 주거지는 보증금 없는 월세 28만원의 주택이다.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집이지만, 월 소득이 적다 보니 소득 대비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현재 지원받고 있는 주거급여도 월세보다 적은 금액으로, 월세 일부와 공과금 등 주거비를 자부담하고 있다.

웅이네 사연을 접한 관할 드림스타트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주거복지사업을 소개했다. 웅이 엄마는 최근 LH 전세임대 주택 지원사업에 신청해 입주대상자로 선정됐다. ‘전세임대’란 입주대상자가 거주할 전셋집을 구하면, LH가 집주인과 임대 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대상자에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웅이네 가족이 선정된 전세임대는 지원한도액이 1억원이다. 1억원 내에서 전셋집을 구하면, 전세금의 95%를 LH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나머지 5%는 입주대상자인 웅이네 가족이 자부담 해야하는데, 지원한도액 1억원의 5%는 500만원이다.

이는 웅이 엄마 6개월치 근로소득에 달해 현실적으로 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웅이 엄마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이사를 마음먹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LH의 주거복지지원사업마저 활용하지 못할까 걱정이다. 차형석기자

※울산지역 주거빈곤아동 주거비 지원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052·275·3456) 혹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