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5일 롯데정밀화학을 방문해 회사 관계자와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송 시장은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수 문제는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야하는 문제”라며 “울산시도 다각적인 행정적 지원을 통해 위기를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지역 기업들을 돕겠다”고 밝혔다.
요소의 주수입원은 중국이다. 지난해 88%에 달하던 수입 의존도는 올해 들어 97%까지 뛰어올라 사실상 수입 물량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울산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연간 10만8000여t을 생산해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하고 있고, 케이지케미칼도 시장 점유율 5%를 차지한다. 롯데정밀화학은 요소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했지만 지난달부터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요소수는 경유차에서 배출하는 발암물질이자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시키는 촉매제다. 요소수는 석탄이나 천연가스에서 뽑은 요소에 증류수를 섞어 만든다. 요소수 품귀 사태는 외교 갈등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중국이 지난달 15일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비롯됐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자 일부에서는 사재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가격이 10배 넘게 치솟고 화물 기사들은 전국 주유소를 돌아도 요소수를 찾기 힘들다. 주유소마다 요소수를 넣기 위해 경유 차량이 장사진을 이루고 대형마트 재고는 바닥난 지 오래다. 운전이 생업인 화물차와 택배 기사들은 아우성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다른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면서 “추가로 재고 확보가 안 될 경우 이달 말이 지나면 공장을 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년 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장비 대란을 겪어놓고 왜 이런 사태가 되풀이되는지 안타깝다.
전국 생산의 50% 이상이 울산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정부는 하루 빨리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중국으로부터 물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늘 뒷북만 치는 정책으로는 우리나라의 산업을 유지하기 어렵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