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된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간다. 현재 위드코로나 전환 본격화를 앞두고 있지만 최근 여러 돌파감염 사례 등으로 인해 너무 이른 판단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계속되는 거리두기 상황으로 인해 나빠진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일상회복이 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 같지만 완전하지 않은 백신으로 인해 대유행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워 보인다. 오랜 기간 이어온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것은 비단 경제상황뿐만이 아니다. 경제상황이 악화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고 시민들의 후원과 봉사도 위축되면서 복지사각이 커지고 있다.
2021년 기준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연탄 후원 물량이 65.7%가 줄었고 연탄 봉사자 또한 70% 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무료 급식소의 사정도 마찬가지인데 코로나19로 각종 복지시설이 문을 닫고 운영난과 방역조치가 겹치면서 무료급식소 활동이 위축되면서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들은 하루에 한 끼를 먹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사회에 도움이 정말로 필요한 계층들은 여전히 많은데 후원과 봉사가 줄어들면서 생긴 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묵묵히 후원해주고 봉사해주는 후원자들과 봉사자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때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봉사하고 후원해주어 함께 힘을 모은다면 후원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마음을 꽃피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현재 초록우산 후원회장으로 취임한지 약 7년 정도 되었다. 후원회장으로 봉사하며 가장 보람있었던 때는 취임 후 첫 행사 때였다. 그 때 결손가정으로 온 몸에 전신화상을 입고 재활 중인 한 아이가 나와 후원회에 감사인사를 했는데 어른이 되면 초록우산에서 도움받은 것처럼 남을 돕는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 때의 감동과 또 여러 일들을 겪으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후원회장으로 봉사를 해오고 있다. 여러분도 이번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울 때 봉사와 후원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 각자 보람을 느끼는 부분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만큼 가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전지구적 전염병 상황을 겪고 있는 지금 정신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때에 조금만 남을 돌아보고 도움을 준다면 몸은 힘들지라도 마음만은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 명심보감에 보면 주식형제천개유(酒食兄弟千個有) 급난지붕일개무(急難之朋一個無)라는 말이 있다. 술먹고 밥먹을 때 형, 동생하는 친구는 천 명이나 있지만, 급하고 어려울 때 막상 나를 도와주는 친구가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어려울 때 남을 돕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급난지붕(急難之朋) 즉 어려울 때 도와주는 대인이 되어 코로나19로 인해 얼어붙은 마음에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김형석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후원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