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북쪽 찬 공기의 기습으로 전국에 초겨울 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올해 첫눈 소식까지 전해졌다. 어제(10일) 오전 6시10분 서울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에서 약하게 눈이 내리는 것이 관측됐다. 기후학·통계적 일관성을 위해서 서울 첫눈은 중구 송월동 기상관측소에 눈이 관측되는지를 기준으로 한다. 올해 서울의 첫눈은 작년보다는 30일이나 빠른 것이고, 평년과 비교해서는 열흘 빨랐다.
좀처럼 눈구경이 힘든 울산도 겨울에 눈은 온다. 울산은 12월20일쯤 눈이 오는 게 보통인데, 울산기상대가 위치한 중구 북정동의 유인기상관측소에서 눈의 관측이 될 때 첫눈이라고 본다.
일반적으로 적설(snow cover)이란, 지면에 쌓인 눈을 말한다. 단단하고 편평한 나무판에 ㎝눈금의 자를 부착한 길이 50㎝이상의 수직자를 연직으로 세워 눈의 깊이를 측정하는데, 관측판의 절반 이상이 눈으로 덮여 있어야 적설이 있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눈이 내렸다 하더라도 지면에 쌓이기 전에 녹아버려 관측판을 반 이상 덮지 못했다면 ‘적설은 없고, 단지 일기현상만 있었던 것’으로 기록된다. 사실상 첫눈은 내리는 양은 중요하지 않다. 함박눈은 물론 진눈깨비나 싸라기눈도 양에 상관없이 첫눈으로 인정된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첫눈은 적설판을 반쯤 이상은 덮지 않아서 눈은 내렸지만 적설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올 겨울은 평년보다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장기전망에 따르면, 11월과 12월 기온 모두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약 40%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차가운 공기를 몰고 오는 찬 대륙고기압 확장에 따라 11월은 기온이 다소 큰 폭으로 떨어지는 때가 있겠고, 12월도 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다. 12월은 추위와 함께 폭설도 잦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이 이렇게 확연한 저온현상을 예상해 공격적인 전망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지구온난화로 계절이 계절답지 않은 날씨가 일상이 된 요즘이다. 범상치 않은 겨울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주)에코그린캠퍼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