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자율에 맡기거나 예술단체가 재량껏 후원금을 확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울산시와 문화재단, 상공회의소 등의 공공기관이 추진주체로 나선 것은 잘 한 일이다. 신뢰도가 높아져 메세나 운동의 확산효과도 얻게 되므로 분명 일거양득이다.
세계적으로 기업메세나의 역사는 고대 로마제국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됐으나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한국기업메세나협회가 창립하면서 본격화했다. 울산에서는 그보다 한참 늦은 2007년에야 울산시 주도의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메세나운동이 시작됐다. 첫해 6개 기업과 문화예술단체의 결연을 시작으로 다음해 16개 기업과 20개 단체로 크게 늘었다. 이 때만해도 울산시는 50개 기업으로 확대해나가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울산지역 메세나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2017~2019년에는 11개 기업이 10개 단체를 지원했고, 올해는 결연식 참가기업이 9개에 불과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가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메세나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이어야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다.
2019년에는 울산문화재단이 마련했던 ‘메세나 파트너스데이’에 13개 기업체 관계자만 참석했던 것도 되짚어보아야 할 점이다. 파트너스데이는 지역예술단체의 작품을 보여주고 기업이 기업이미지에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기회가 된다. 기업과 예술단체의 결연이 일방적 금전 지원에만 머물지 않고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참석기업의 숫자도 적었을 뿐 아니라 에쓰오일과 한국동서발전을 제외하고 모두 중소기업이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울산은 급성장한 산업도시로 산업과 문화의 불균형이 심각한 도시다. 이는 정주의식 저하로 이어져 도시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양질의 인력확보 애로라는 직접적인 문제로 연결된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메세나는 문화예술단체 지원을 넘어 기업과 지역의 상생전략인 것이다. ‘산업수도 울산’에 걸맞은 메세나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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