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영의 버섯이야기(16)]흰망유사남방그물버섯과 흰그물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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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영의 버섯이야기(16)]흰망유사남방그물버섯과 흰그물버섯
  • 경상일보
  • 승인 2021.1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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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새로운 이름도 많아지고 기존의 이름은 자꾸 바뀌게 된다. 대표적인 예는 1918년부터 약 100년간 사용되던 지번 주소가 2014년부터 도로명 주소 체계로 바뀐 것이다. 대학 때 배운 여러 가지 질병의 이름도 바뀌기도 하고 새로운 질병이 계속 발견돼 명명되고 있다.

버섯 이름에도 큰 변동이 있어 전공자는 물론 일반인이 버섯에 입문하는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버섯 이름이 전면적으로 바뀌게 된 데는 크게 2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 번째는 버섯의 한국명을 부여하는데 어미에다 속명(屬名)을 붙이기로 한 것이다. 예를들어 절구버섯은 무당버섯속에 속하므로 절구무당버섯으로 바뀌었다. 노란다발은 노란개암버섯, 우산버섯은 우산광대버섯 등으로 부르게 됐다. 두 번째 지각변동은 포자나 조직의 차이에 의하여 분류하던 버섯분류체계가 DNA유전자분석체계로 바뀐 것으로, 형태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던 버섯들이 같은 과·속으로 묶이게 됐다. 즉 시멘트나 고약처럼 나무에 바른 듯이 발생하는 고약버섯류인 원반고약버섯은 꽃구름버섯과, 후추고약버섯속은 잔나비버섯과 등 한 마디로 대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명명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 지난 9월23일 영축산에서 찍은 흰망유사남방그물버섯.
▲ 지난 9월23일 영축산에서 찍은 흰망유사남방그물버섯.

국립수목원이 운영하는 국가표준버섯목록에는 2문, 14강, 37목, 147과, 600속, 2060종이 수록되어 있다. 그야말로 속명만도 600속인데다가 검정대구멍장이버섯속, 무성솜털고약버섯속, 포도색잔나비버섯속, 털가는주름버섯속 등 이름도 길고 생소하여 전문가도 헷갈리기 십상이다.

흰망유사남방그물버섯은 그물망이 흰색인 유일한 버섯인데 속명인 Pseudoaustroboletus를 유사남방그물버섯속으로 명명함으로써 희한한 이름이 되었다. 간단하게 흰그물버섯이라고만 해도 충분히 특징까지 구별하는 훌륭한 이름이 되련만 작명 기준을 지키려다 보니 그리 됐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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