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지금까지 익히 알려져왔던 터다. 정부도, 지자체도 청년들이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발표된 한경연의 체감경제고통지수가 의미를 가지는 것은 현재의 시점이 대통령선거 국면이라는 점이다. 막연한 구호성 대책 보다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연령대별 체감실업률에 연령대별 물가상승률을 더해 산출한다. 이번 청년 고통지수의 상승 원인은 코로나19와 이에 따른 고용 한파였다. 청년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25.4%로 30대(11.7%)의 2.2배, 40대(9.8%)의 2.6배였다. 2015년 21.9%에서 2019년 22.9%로 4년간 1.0%p 올랐으나 그 후 2년 반 만에 2.5%p나 더 상승했다. 청년 물가상승률도 2018년 1.6% 이후 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상반기 1.8%로 급등했다.
울산의 경우 올해들어 20~30대 청년취업자수가 급감,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OS)에 따르면 2011년 1~3분기 7만8300명이었던 20대 취업자수가 올해 1~3분기에는 6만600명까지 추락했다. 최근 10년간 전국 20대 취업자수가 0.05% 감소하는데 그친 반면, 울산 20대 취업자수는 20% 넘게 줄어드는 등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30대 역시 10년 전 13만5600명에서 올해 11만1000명으로 18% 넘게 감소해 전국 평균 감소폭(10.6%)을 크게 웃돌았다.
청년들의 경제고통지수는 앞으로 올라갔으면 올라갔지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취업절벽이 왔을 때 정부는 막대한 자금을 풀어 취업률을 올렸으나 그 효과는 그야말로 한시적일 뿐이었다. 일부 지자체가 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으나 ‘현금 퍼주기’나 선심성 정책이 더 많아 보인다.
지금은 대선 국면이다. 이제 청년들은 정치권의 진영논리 보다는 현실적인 경제논리에 더 귀를 기울인다. 당장 귀에 솔깃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기보다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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