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전국 주요 거점 주유소별로 요소수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일찌감치 물량이 동나면서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요소수 공급 목록에 포함된 주유소에 요소수가 공급되지 않는 일도 벌어져 주유업계와 운전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환경부는 롯데정밀화학(주)에서 생산한 차량용 요소수 약 180만ℓ를 화물차 접근이 용이하고 이용 빈도가 높은 전국 100개 주유소에 13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울산에서는 거점 주유소에 6곳이 포함됐다.
울산~함양고속도로에 위치한 주유소 2곳에는 환경부의 일정보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6시와 10시께 각각 요소수가 공급됐다. 이후 다음날인 12일 오전 6시부터 요소수를 판매해 반나절만인 이날 오후 7시께 모두 소진됐다.
울산방향 주유소 직원은 “요소수가 들어올 때마다 화물차들이 몰리면서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고 말했다. 함양방향 주유소 관계자는 “화물차 기사들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새벽부터 화물차들이 줄을 섰다. 요소수를 판매한지 반나절도 안돼 모두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요소수가 공급된 주유소마다 일찌감치 매진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거점 주유소에 포함된 울주군의 한 주유소에는 14일 오후 2시까지 요소수가 공급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이 주유소 관계자는 “이미 지난 12일부터 요소수가 없어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요소수가 공급된 것도 없는데 ‘요소수가 들어왔냐’는 문의 전화만 계속 오고 있다”며 “요소수와 관련해 아무런 지침이나 얘기를 들은 것이 없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요소수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화물차 및 디젤차 차주들의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화물차 기사 김모(36)씨는 “요소수를 판매한다는 주유소를 찾아가봐도 다 팔렸다며 허탕치기 일쑤다. 지난주 해외 직구를 통해 요소수 10ℓ를 샀는데 요소수 가격 2만5000원에 배송비만 5만원 이상 나왔다”며 “그마저도 최근 해외 직구 사이트에 물량이 없어 주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거점 주유소를 대상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요소수를 공급하고, 순차적으로 공급 주유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우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