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서울로 유학 온 중국 출신 이효구(40)씨는 이제 한국 생활 19년 차에 접어들었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잠시 중국에서 머문 기간도 있지만 지금의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이후로는 10여년째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서 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어느덧 귀화해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씨는 “서울 건국대 어학당에 다니면서 2년여 간 한국어를 배웠다. 어학당에서 한국어 최고 급수인 6급을 따고, 이후에는 한국에서 중국어 강사로도 활동했다”며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서울에 출장 온 남편을 만났다. 당시 통번역을 맡아 업무적인 관계로 만난 이후 서로 호감을 가지고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4년여 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2007년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남편과의 관계는 이어졌다. 중국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던 이씨는 이듬해 다시 한국으로 들어왔고, 결혼식을 올린 뒤 울산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유학생활 시절부터 사람을 만나고 언어 등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했던 이씨는 결혼 후에도 지역 내 다양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는 “어학당에 다니면서 남들보다 한국어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학교 수업 외에도 실전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교회 청년부에도 다니며 여러 친구들을 사귀었다”며 “쭉 서울에서 생활하다 울산에 오게 된 만큼 사람들을 사귀기 위해 읍사무소 컴퓨터 수업에 참여하는 등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활발한 사회교육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이씨는 지난 2008년 다문화가정에 파견돼 아동 양육 및 한국어를 가르치는 방문교육지도사에 외국인으로는 처음 선정됐다.
이씨는 “방문교육지도사로 활동하면서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등 다양한 다문화가정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연고가 없던 울산 생활에 더 빨리 적응했던 것 같다”며 “최근에는 아이와 함께 구연동화도 배우고 있다. 울산에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