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위드코로나에도 울산항 한숨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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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위드코로나에도 울산항 한숨 깊다
  • 권지혜
  • 승인 2021.11.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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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찾은 울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 안. 위드코로나에도 글로벌 물류대란과 울산항 스킵 현상(건너뛰기)에 울산항 수출환경은 여전히 암울하다.
15일 오후 1시께 울산 남구 장생포 본항부두 안. 석탄부두에서 1~9부두, 일반부두까지 정박된 선박은 고작해야 5~6척에 불과했다. 전체 부두의 절반은 텅텅 빈 상태로 적막감 마저 감돌았다. 그나마 석탄부두와 9부두에서는 석탄과 모래를 선적하는 근로자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차량으로 울산 본항 전체 부두를 돌아본지 40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입항하는 배 1척을 볼 수 있었다.

울산본항에서 20여분 거리인 남구 황성동 울산신항컨테이너터미널 안, 입항한 배가 없는 탓에 화물 작업도 중단됐다. 본항처럼 컨 터미널 역시 한적했다. 동행한 울산항만공사(UPA) 관계자는 “이렇게 부두에 배가 없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일시적인 선박수급 문제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전세계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수출전진기지 울산항이 텅텅 비고 있다. 특히 선주와 화주들의 컨테이너 선박 ‘울산항 스킵(skip, 건너뛰기)’ 현상이 부쩍 잦아지면서 산업도시 울산의 수출입 최전선인 울산항에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 울산항에서 처리한 일반화물은 280만1000t으로 전년 같은기간 대비 6.2%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급 차질로 인한 자동차 감산, 물류난 심화, 철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물동량이 줄었다.

특히 울산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3만3546TEU로 전년 동월 대비 20.4% 격감했다. 최근에는 중국발 물류대란으로 중국 등지에서 곧바로 울산항으로 오지 않고 부산항으로 건너뛰기 현상이 심해지면서 울산항에서 처리하는 수출입 컨 화물이 줄어든 것이다.

주요 선사들은 중국에서 울산항을 거치지 않고 부산항으로 바로 이동할 경우 12~24시간 정도 시간이 줄어들어 그만큼 경비가 절감된다는 이유로 울산항 스킵 및 부산항 등 타 항만 선호현상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항 입항 선박이 줄면서 화주인 지역 수출 기업들의 속이 까맣게 타고 있다. 지역 한 석유화학회사는 현재 정기보수 관계로 가동률을 50% 수준에 맞추고 있어 수출물류에 대처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데다 수출물류 환경악화까지 겹치지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는 선박이 부족해 부지 내 화물 장치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터미널측은 화물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자 화물 적재를 기존 3단에서 4단으로높였다. 이로 인해 납기일을 맞춰야하는 일부 화주들은 수출물량 처리를 위해 인근 부산항으로 옮기는 등 타항만 이탈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또 울산항에서 처리되는 화물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육박해 신종코로나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타격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UPA 관계자는 “위드코로나가 시행됐다고 해서 바로 울산항의 수출 환경이 개선되진 않는다”며 “울산항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1분기 정도의 시차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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