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의 음악이야기(200)]세이킬로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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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의 음악이야기(200)]세이킬로스의 노래
  • 경상일보
  • 승인 2021.11.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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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인류 역사상 최고(最古)의 악보는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을까? 통상적으로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악보(5선 악보)는 바로크(Baroque1600~1750)시대에 시작됐다. 5선 악보 사용하기 전 르네상스(Renaissance 1400~1600)시대에는 4선 악보를 사용했다. 4선 악보는 특별히 공부하고 연습하기 전에는 지금 우리가 직접 읽고 사용하여 연주하기가 힘든다. 그 이전 중세(Middle ages 476~1453)에는 네우마(Neuma 글자 위에 소리의 높이나 길이를 표기하는)를 사용했다. 네우마 악보도 특별히 교육을 받고 읽는 방법을 익히면 가능하지만 곧바로 해득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4선 악보나 네우마 악보를 해석하여 5선 악보로 편집해 놓은 악보를 보고 그 당시 음악을 재현해 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보다 훨씬 앞선 시대인 기원전(Before Christ)에도 음악이 있었고 노래를 부르며 살았음은 분명하다. 문자가 없어서 기록이 안됐을 뿐 선사시대부터 어떠한 이유로든(신에게 제사, 왕의 향연, 백성들의 축제 등) 음악과 노래, 악기 연주가 있었을 것이다.

1883년에 스코틀랜드의 고고학자 윌리엄 램지 경(Sir. William M. Ramsay)이 지금의 터키에 있는 에페수스(Ephesus) 근교 아이든(Aydin) 지역(고대 그리스 도시)에서 발굴한 원형기둥에 ‘나는 묘비요, 우상이다. 죽지 않는 기억의 상징으로서 세이킬로스가 나를 이곳에 세웠다’라고 쓰여진 비문을 발굴하여 세상에 공개했다.

B.C 2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비석에는 고대 그리스 기보법으로 음각한 노래가 담겨 있다. 이 노래는 현대 악보인 5선지로 옮겨 우리가 읽고 노래 할 수 있게 됐다. ‘세이킬로스의 노래’ 또는 ‘세이킬로스의 비문’(Epitaph of Seikilos)이라고 불리는 비석에 새겨진 내용을 보면 이렇다.

“살아있는 동안, 빛나기를! 결코 슬퍼하지 말기를!

인생은 찰나와도 같으며 시간은 끝을 청할테니.”

이 내용을 보면 기원전에 살았던 그들이나 현대를 사는 우리나 생각, 감정, 인생에 대한 느낌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되어진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세이킬로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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