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월세 세입자 급증…“대출 받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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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월세 세입자 급증…“대출 받기 어려워”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11.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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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울산에서도 전세 대신 월세(반전세 포함)로 떠밀리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오를대로 오른 보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도 못 받게 되자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돌아선 것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택 수급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주택 월세(반전세·보증부월세 포함) 수급지수는 108.5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높은 지수를 기록했다. 월세 수급지수는 지난 3월 101.2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 이어가고 있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들어 매매·전세 거래 시장이 동반 침체하면서 매매 수급지수가 9월 112.1에서 10월 106.5로 급락했고, 전세 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120.1에서 106.0으로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물건 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기준 100)한 수급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가격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결과 울산 주택 매매값은 9월 0.70%에서 10월에는 0.69%로 상승폭이 둔화된 반면 전월세 가격은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월세의 경우 0.35%에서 0.49%로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보증금 3000만원에 80만원하던 울산 중구 복산아이파크(전용면적 84㎡) 월세가 최근에는 140만원(보증금 3000만원)에 계약됐다. 반년새 75%나 급등한 것이다.

또 북구 산하동의 블루마시티KCC스위첸(전용면적 84㎡) 역시 지난해 3월 보증금 3000만원에 45만원에 계약됐지만, 지난달 중순에화 80만원(보증금 3000만원)에 세입자를 만나는 등 월세가격 상승세가 점차 가팔라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월세수요 증가는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돈줄 옥죄기에 나서면서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반전세 등 월세를 찾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2.75%로 현재 3~4%를 넘어가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낮다. 등록 임대사업자가 아닌 이상 주임법상 전월세전환율이 의무 적용은 아니어서 일반 시장의 전월세전환율을 따르더라도 3~4%다. 이 때문에 전세를 구하려고 대출을 받는 것보다 월세를 내는 게 싸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전세 만기가 돼 갈아타기를 해야 하는데 지난해 7월 ‘임대차 2법’ 시행으로 그사이 전셋값이 50% 이상 단기 급등한 상태다. 전셋값이 급등한 일부 지역에선 “전세보다 오히려 반전세나 월세가 더 잘나간다”는 말까지 나온다.

울산 중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대출이 있어 추가 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 등 보증금 마련이 힘든 세입자는 어쩔 수 없이 반전세나 월세를 찾는다”면서 “평년보다 올해들어 월세·반전세 계약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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