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운송비용 부담까지 커지며 배추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오전 찾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곳에서 배추는 한 포기에 4000원을 호가하는 ‘귀한 몸’이었다. 남구에 거주한다는 60대 주부 최씨는 “배추값이 추석때와 비교해 많이 내렸지만, 대량 김장을 준비하기에는 아직도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상인과 손님간 옥신각신 실랑이전도 벌어졌다. “20포기나 샀는데 한 포기 더 얹어주라”는 손님의 요구에 상인은 “돈이 4000원인데 그러면 남는게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김장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는 50대 주부 김씨는 “요소수 사태로 운반비가 상승하면 배추가 더 비싸질 것 같아 서둘러 시장을 찾았다”면서 “요즘 워낙에 다른 물가가 많이 올랐다. 따져보면 김장이 제일 싸다. 김치만 있으면 밥 한그릇 먹지 않냐”여 웃어보였다.
남구 신정시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늘 다지는 기계들이 쉼없이 돌아가고, 배추와 무 등 각종 채소들을 다듬는 상인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였다. 본격 시작된 김장철 준비에 분주했지만, 막상 시민들 손에 들려진 장바구니는 대체로 가벼웠다.
시장의 한 상인은 “운송비 상승 우려 탓에 김장 배추를 서둘러 구매하려는 손님도 있다. 하지만 가격만 물어보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채소가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정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을배추 1포기의 소매가격은 5330원이다. 지난해 3830원에 비해 39.2% 오른 가격이다.
김장에 필요한 일부 농산물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신정시장 기준 국산 깐마늘 가격은 1㎏에 1만원으로 1년 전 8000원에 비해 25.0% 올랐고, 쪽파 가격은 1㎏에 7830원으로 1년 전(5330원)보다 46.9% 올랐다. 굵은소금은 5kg에 6500원으로 1년전(4830원)보다 34.6% 올랐다. 다만 무, 생강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
신정시장에 배추와 무 등 각종 채소류를 들고 나온 상인은 “올해 배추는 재배면적이 감소했고, 병충해가 퍼지는 등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면서 “요소수와 관련해 물류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배추가격은 12월까지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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