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미술도시, 울산!]미술관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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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미술도시, 울산!]미술관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 예술
  • 홍영진 기자
  • 승인 2021.11.19 0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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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아트’로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된 독일 카를스루에. 해마다 카를스루에 궁정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미디어(라이트쇼) 페스티벌. 사진촬영 ARTIS - Uli Deck, ⓒZKM(예술과미디어센터) 제공
▲ ‘미디어 아트’로 유네스코 창의도시가 된 독일 카를스루에. 해마다 카를스루에 궁정에서 펼쳐지는 장엄한 미디어(라이트쇼) 페스티벌. 사진촬영 ARTIS - Uli Deck, ⓒZKM(예술과미디어센터) 제공

4년 전,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쏟아냈다. 결론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이었다. 새 시대, 새 슬로건인 ‘글로컬’을 문화예술로 실현시켜 도시의 품격을 높이자는 것이었다.

다음 논의는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하는가였다. 수십억, 혹은 수백억을 호가하는 명품을 구매할 형편은 안됐다. 기본적인 소장품은 구성해야 하겠지만, 감당못할 비용을 고민하느니, 세계미술 흐름과 이슈를 따라가며 그때 그때 의미있는 기획전을 추진하자고 했다.

이어진 토론은 어떤 장르의 예술품을 최일선에 내세우는가였다. 21세기 혹은 그 이후의 미래미술관을 지향하는만큼 현대미술의 대세가 될 ‘미디어 아트’를 선점,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조하자는 것으로 귀결됐다.

▲ 독일 카를스루에 도심공원 연못 속에 설치된 미디어 아트 작품.

몇몇 시민들은 내년 1월6일 개관하는 울산 최초의 공공미술관(울산시립미술관)을 쌍수로 환영하면서도 그 곳이 ‘미디어 아트’ 중심이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낯설고, 불편하고, 요란한 미디어 아트가 미술관의 ‘주요 작품’으로 어울리냐는 것이다.

유럽의 유수 미술관에서 본 고흐나 세잔, 세계화단이 주목한 김환기와 이중섭은 아니더라도 보는 이에게 위로와 감동을 안겨주는 상식선(?)의 미술품을 제쳐두고 굳이 미디어 아트를 선택했느냐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미디어 아트’에 방점을 둔 이번 취재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몇 가지가 있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 주변을 살펴보면 미디어 아트는 우리가 아는 훨씬 이전부터 미술 영역의 주류로 흘러왔다는 점이다. 또 있다.

미디어 아트는 그 도시의 미술관 속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끊임없이 복제되고 진화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낸다. 미디어 작가의 작업은 늘 사람을 향해 있다. 관람객은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속에 들어가게 된다. 급기야 한 도시의 랜드마크에는 반드시 미디어 아트가 등장한다.

▲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현재 울산은 ‘음악’으로 유네스코 창의도시 인증을 받으려 하고 있다. 독일 카를스루에는 ‘미디어 아트’로 이미 2년 전 창의도시가 됐다. 30여년 전 세계 최초로 ‘미디어 아트’에 방점을 둔 ZKM을 설립운영했다.

도심 속 공원, 대학 캠퍼스, 주택단지, 골목마다 미디어 아트 도시임을 알리는 설치미술과 마주하게 된다. 카를스루에 시민들이 “미디어 아트는 우리 도시의 일부”라고 얘기 할 정도다.

▲미디어 아트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 제1호 소장품인 백남준 디지털 아트 ‘거북’.
▲미디어 아트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 제1호 소장품인 백남준 디지털 아트 ‘거북’.

특히 ZKM 주최로 18세기 양식의 카를스루에 궁정(지금은 바덴주립박물관)에서 선보이는 ‘궁전 라이트 쇼(SCHLOSS LIGHT SPIELE)’가 큰 역할을 한다. 1회 행사는 카를스루에 도시형성 300주년이 되던 해(2015년)에 열렸다.

올해는 8월18일부터 10월3일까지 6주간 진행됐고, 매일 밤 화려한 미디어쇼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제한사항이 많아 예년보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그래서인지 카를스루에는 코로나가 걷히게 될 2022년 내년 미디어 쇼를 제대로 준비하는 분위기다. ‘다시 만나자’는 메시지가 이미 도시 곳곳에 도배돼 있다.

▲ 경기도 수원화성에서 선보인 미디어아트쇼.

국내에는 2000년 시작된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있다. 원래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올해 9월 시작돼 오는 21일 폐막을 앞뒀다. 올해는 주관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을 포함해 서울시내 97곳에서 동시에 펼쳐졌다.

미디어 아트가 시민의 일상과 공존하는 방법을 탐색한 것이다. 코엑스 아티움 전면의 대형 미디어 캔버스에는 비엔날레 참여작가의 작품 영상이 계속 상영됐다.

도시 환경을 구성하는 초대형 영상 매체와 현대미술 간의 만남을 꾀했다고 한다.

▲ 충북 제천시 의림지의 미디어파사드.
▲ 충북 제천시 의림지의 미디어파사드.

기초단위 작은 규모에서도 시도된다. 이번달 1일 시작돼 14일 폐막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다. 14일동안 무려 30만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수원시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비 지원을 받아 운영했다.

내년도 ‘세계유산 미디어아트’에도 선정돼 시즌2를 이미 준비중이다. 충북 제천시 역시 17일 명승지인 의림지에서 물과 숲을 활용해 시각적 아름다움과 정보를 전달하는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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