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되는 탐방로는 등억 삼거리에 있는 별빛야영장과 벚꽃터널 맞은편 달빛야영장을 연결하는 2~3㎞의 산책길이다. 그런데, 이 탐방로는 양쪽이 별빛야영장과 달빛야영장로 막혀 있어 일반인들은 접근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현재 야영장 관리사무소에서는 야영 예약자가 아니면 출입이 불가능하다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작천정 맞은편 암반에서 탐방로로 연결돼 있는 철제 계단이 있으나 봄·여름·가을철에는 작괘천 암반으로 흐르는 물 때문에 건널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탐방로는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조차 모르는 이 탐방로에 대해 송성우 울주군의원은 “땅을 매입해주기 위한 명분으로 탐방로를 만들었다고 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사유지에 탐방로를 조성할 경우 산주들이 자기 땅에 못 들어가게 막아버리는 사례가 많고, 임야 특성상 분할 매수도 어렵다보니 전체 필지를 매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울주군이 매입한 부지는 총 10필지, 32만9363㎡(9만9806평) 상당이다. 탐방로 구간이 포함된 전체 필지를 매입하다보니 총 47억7500만원이 소요됐다고 군은 밝혔다.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이다. 고작 2~3㎞짜리 오솔길을 내기 위해 10만평에 가까운 땅을 매입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더욱이 이 산은 군립공원에 포함돼 있어 다른 용도로 쓰기가 어려우며 중간에 직벽이 위치해 있는 등 경사가 심해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주군이 거액을 들여 탐방로 개설에 필요하다며 전체 필지를 매입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이 되지 않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꼭 이 산이 아니더라도 이 일대는 영남알프스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든지 탐방로를 개설할 수 있다.
개설한지 3년이 지나도록 이용객이 거의 없는 탐방로다. 주민들의 이용이 통제돼 이용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감사기관은 이 탐방로를 왜 설치하게 됐는지, 대지 매입의 필요성은 있는지, 매입가는 적절한지, 그 과정에 불법은 없었는지 소상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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