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가파른 금리 인상,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울산 지역 아파트 시장에서 집을 ‘사겠다’는 사람보다 ‘팔겠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대출 규제 영향을 강하게 받은 중·남구지역은 물론, 조정대상지역 풍선효과로 한때 거래가 활발했던 북구·동구·울주지역에서도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거래절벽속 울산 아파트값이 조만간 하락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100.8)보다 1.9p 낮은 98.9를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7월 셋째주(98.0)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뜻한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KB국민은행의 울산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53.3까지 떨어졌다. 8월 마지막주만 하더라도 87.9을 유지했으나, 대출규제 이후 급락했다.
실제로 지역 곳곳에서 집값 하락 시그널이 감지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구 문수로아이파크1단지(84㎡)는 10월 초까지 10억원(18층)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8일 9억7400만원(6층)에 거래되더니, 10월 말엔 9억원(14층)까지 뚝 떨어졌다. 해당 단지에서 9억원 계약이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9층)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중구 우정혁신도시동원로얄(84㎡) 역시 6월 7억4700만원(14층)으로 최고가 기록했으나, 8월 6억7300만원(7층)→9월 6억5300만원(6층)→10월 6억3800만원(10층) 등으로 하락세 보이고 있다. 현재 해당 단지에는 7억8000만원 매물도 소개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발길은 뜸해졌다.
북구 송정지구 아파트 역시 최고가에서 3000~4000만원가량 낮춰져 거래되는 상황이다. 8월 6억8000만원(20층)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제일풍경채( 84㎡)는 최근 6억4400만원(2층), 6억5000만원(14층)에 거래됐다. 또 지난해 11월 최고가(6억2500만원·12층)를 기록했던 금강펜테리움그린테라스(84㎡)는 현재 6~7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가장 최근 거래는 5억8200만원(1층)이다.
이처럼 지역 아파트 매매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은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돈줄 옥죄기’에 나선 영향이 크다. 여기에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매수자들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량이 급감하고 있다.
울산 중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당장에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지역에 따라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일부는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중구의 경우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거래가 급감했고, 가격 또한 현재 보합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