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숙칼럼]국토균형발전 공약을 최우선으로 투표 하겠다
상태바
[정명숙칼럼]국토균형발전 공약을 최우선으로 투표 하겠다
  • 정명숙 기자
  • 승인 2021.11.23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명숙 논설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지방분권에 대해 강조를 많이 했고, 우리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고 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KBS공개홀에서 열린 생방송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일상으로’에서 한 말이다. 그랬던가?

수도권 인구집중은 문재인 정부 들어 더 심각해졌다. 국민의 50%가 수도권에 살고 청년층은 56%가 수도권에 산다. 1000대 기업의 73.6%가 수도권에 있다.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인 ‘혁신도시 시즌2’는 몇차례 거론만 하다가 말았다. 시즌1에서 지방도시로 옮긴 공기업들의 지방도시 연착륙도 10년째 지지부진이다. ‘아파트 특공’ 혜택만 받고는 지역과의 공존에는 관심도 안 갖는다. 공기업은 지방도시에서 물 위의 기름처럼 떠 있다. 정부는 ‘나 몰라라’다. 노무현 정부를 계승한다던 문재인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현주소다.

문대통령의 남은 임기동안에도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는 높지 않다. 수도권 집중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살고 싶은 도시의 기본적 조건인 교통환경 조성도, 문화시설 설립도 수도권 중심에서 한 치도 안 벗어나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날 “공동경제권·1일생활권의 메가시티가 국토균형발전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그 전제조건이 되는 울산-부산-경남 광역철도 2029년에야 겨우 1개 완공된다. 국토부는 지난 8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반영된 11개의 비수도권 광역철도 사업 가운데 권역별로 1개씩, 모두 5개 사업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철도를 거미줄처럼 만들고는 이제 와서 마치 ‘묘사 떡 나눠주듯’ 권역별로 하나씩 동시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사전타당성 조사와 예비타당성 조사 등 모든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수조원의 예산이 제때 확보될 때나 가능한 이야기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1조600억원을 비롯해 5개 광역철도의 총 사업비만도 약 7조6000억원에 이른다.

철도사업은 조 단위의 예산이 드니까 그렇다 치고, 이건희미술관과 같은, 문화시설 하나 지방에 나눠주지 않고 국토균형발전을 말할 자격이 있을까. 문체부 장관은 악착같이 요구하는 지방도시들의 반발에 서울로 결정한 게 아니라고 수차례 발뺌을 하더니 지난 10일 서울 송현동에 세운다고 기습 발표를 해버렸다. 그러고는 대전·대구·창원+α에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을 세운다고 한다. 국토균형발전은커녕 그저 ‘어르고 달래기’다.

20대 대통령 후보들의 국토균형발전정책도 알맹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9일 대전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마저 다 하고, 200여개 수도권 공기업·공공기관들 다 지방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선 “각 지역의 특색과 잠재력을 살리면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가야한다”면서 “전 국토의 생활민주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토균형발전과 관련해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정책이 상대적으로 더 솔깃하다. “행정기관 이전만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이 불가능하다. 일자리, 교육, 의료, 문화가 통합돼야 한다”고 전제한 김 전 총리는 “수도권,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대전·충청, 광주·호남 등 권역에 서울 수준의 5개 메가시티를 구축해 복합적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했다. “재정연방제 도입으로 지방의 재정자율권을 확대하고 기업이 가야 지방이 산다며 충남권 이남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추가 감면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지방도시 국민들의 열패감(劣敗感)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인(in)서울’을 인생의 목표로 삼는 청년들도 수두룩하다. 김동연 후보를 찍자는 주장도, 그의 정책이 충분하다는 뜻도 절대 아니다. 나라를 지키려면 이번 대선에선 무조건 국토균형발전 공약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는 말임을, 우리 독자들이 모르지 않을 것이기에 마음 놓고 하는 말이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울산 곳곳 버려진 차량에 예산·행정 낭비
  • [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 확 풀린 GB규제…울산 수혜 기대감
  • 궂은 날씨에도 울산 곳곳 꽃놀이 인파
  • [기고]울산의 랜드마크!
  • 이재명 대표에서 달려든 남성, 사복경찰에게 제압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