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겨울 대형교통사고의 주범 ‘블랙 아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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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겨울 대형교통사고의 주범 ‘블랙 아이스’
  • 경상일보
  • 승인 2021.11.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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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용현 울산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장

코로나로 한 해를 보내다 보니 어느덧 2021년 막바지에 이르렀다. 가을이 짧아 온 듯 안 온 듯하고, 일교차가 커져 새벽은 초겨울에 가깝다. 곧 첫눈도 오게 되면 아이들은 신나서 눈밭을 휘저으며 눈싸움을 할 것이고 어른들은 출근길에 근심이 깊어질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계절별 발생한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 모두 겨울철이 가장 적었지만 사고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치사율(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의 경우에는 겨울철이 다른 계절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고 발생은 적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죽음에 이를 확률이 극히 높다는 것이다.

눈 내린 날 도로에 쌓여있는 눈들이 교통사고를 일으킨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겨울이 교통사고 발생 건수 자체는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리 알고 있다면 조심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스노우체인을 장착하는 등의 대비를 하기 때문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인지하지 못한 위험, 이 글에서 다루려는 ‘블랙 아이스(Black ice)’이다.

블랙 아이스란 바로 길바닥과 유사해서 길바닥을 코팅해놓은 것처럼 검은 윤기가 나서 구별이 잘 안되는 얼음덩어리, 빙판길이다. 이것을 블랙 아이스라고 한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 위에 쌓인 눈에 매연과 먼지가 엉겨 붙어 마치 검은 코팅을 한 듯 얇게 얼어붙은 얼음을 말하는데 눈이 온 후 낮에는 녹아 도로에 스며들었다가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밤에 다시 얼어 팽창하면서 도로 위를 엎어버리는 현상이다.

그늘진 도로, 터널 앞, 다리 위, 산모퉁이나 해안도로 등 기온이 낮은 곳에서 많이 나타난다. 겨울철 교통사고 사망자 중에서 블랙 아이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눈길 사고 사망자보다 무려 4~5배에 달한다고 한다. 블랙 아이스 사고가 가장 자주 일어나는 시간대는 주로 오전 6시에서 8시 사이 출근길인데, 밤새 도로가 얼어붙은 데다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로 충돌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블랙 아이스가 생긴 도로는 일반 도로보다 최대 14배, 눈길보다도 6배나 더 미끄럽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일반 운전자가 차 안에서 보기에는 그냥 도로의 아스팔트와 색깔을 구분하기가 힘들어 방심 운전을 하게 되고 이것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위험보다 많이 보이지 않는 위험이 훨씬 위험하고도 치명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눈이 온 날뿐만 아니라, 겨울철 비가 내린 도로나 눈이 녹아있는 도로로 운행 때 다음과 같이 대비해 사고 예방에 힘써야 한다.

첫째, 차간 안전거리 확보다. 차간 안전거리 미확보는 범칙금 및 교통사고 시 유책 사유를 따지는 데도 중요하게 사용되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 특히 빗길 운전이나 겨울철 빙판길 운전 시 엔진브레이크나 브레이크를 나눠 밟을 때도 제동거리에 여유가 있으면 훨씬 사고 위험을 낮출 수가 있다. 블랙 아이스의 경우에도 앞선 차들이 사고 났을 시 제동거리에 여유가 있을 때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 겨울철 스노우타이어나 스노우체인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스노우체인을 항상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스노우타이어는 평상시에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블랙 아이스의 위험성이 높은 구간을 자주 다니는 운전자는 겨울철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블랙 아이스 사고는 갑작스럽게 발생하기 때문에 당황하기 쉽고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는 갑작스러울지라도 미리 예방 및 예견한다면 발생 때에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고 발생 자체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우리 모두 겨울철 사고에 잘 대비해 옆에 앉아있는 가족, 지인들, 같이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들의 생명까지 지킬 수 있었으면 한다.

류용현 울산중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장

(외부원고는 본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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