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은 어떤 모임이 있나요? 요가모임, 스마클, 북클럽, 산악동우회, 글쓰기 등 여러 모임들이 있죠. 이런 곳에서 활동을 하는 것은 친목도모도 되지만 생활의 활력소가 됩니다.
저는 ‘우크렐레 모임’이 있습니다. 고등학생 딸의 학부모 모임이죠. 회원은 10명입니다. 고3 엄마 1명, 고2 엄마 2명, 나머지는 1학년이었습니다. 학기초 첫 모임에서 저는 고3 엄마라는 이유로 회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장선생님이 우리를 지도해 주실 강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크렐레 모임을 만든 이유가 연말에 열리는 학교 축제때 학부모 대표로 연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3곡 정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10명 모두 잘 해보자고 의욕이 앞섰죠.
수업 첫날 강사님께서 어떤 종류는 우크를 선택할지 몇 개의 샘플을 가지고 오셨어요. “초보자이기 때문에 중간정도가 좋겠다”라고 하셨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한 팀원이 몇달 전에 기타를 비싼 것으로 구매해 한달정도 연습하고 집에 장식품으로 두었다고 했습니다. 무슨 소리? 그래도 무조건 제일 좋은 원목으로 구매를 하자고 제가 힘을 실었습니다. “악기는 소리가 생명이야.”
그렇게 해서 매주 2시간씩 연습을 했죠. 상반기에는 재미있었죠.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죠. 물론 연습도 하면서. 하반기 들어 축제용으로 난이도 있는 한곡을 선정했습니다. 일본 에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OST 이쯔모 난도데모(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지정곡으로 했습니다. 악보를 보는 순간 되돌이표도 많고 언제 2절로 갈지 헷갈렸습니다. 원곡을 다 연주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해 한 파트씩 단원들이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을 연습해도 계속 음이탈이 나고…. 악기에 손만 올려 놓고 있는 단원도 있었죠.
학교에서 거는 기대는 높아지고…. 다음주까지 연습을 해 오라고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 일주일 동안 ‘바를 정(正)’자로 표시를 하면서 100번의 맹연습을 했습니다. 손가락 끝에 줄의 흔적이 남았습니다. 굳은 살이 될 때까지 통증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 다음주 연습시간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있었습니다. 연습을 마친 뒤 한 회원이 “언니, 연습 많이했네”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알아?” “소리가 다르잖아.” 누군가가 인정해 준다는 것이 이렇게 기쁘구나 생각을 했죠. 연말 축제 때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3곡을 연주하고 앵콜곡도 준비를 해서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1년동안의 힘든 과정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하다가 힘들거나 귀찮아서 잠시 접어든 일들이 있다면 다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 바로.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고, 노력을 외면하는 결과도 없다고 하잖아요.
노소연 울산시 남구 무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