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12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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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의 추억?
  • 경상일보
  • 승인 2021.1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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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태익 울산시 감염병관리과장

일상이 첫 눈처럼 설렐 줄이야…. 2년여 동안 우리의 소소한 일상은 일상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라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길을 불안 불안하게 통과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다. 뒤돌아보면 참으로 아득하다. 그리고 다시 이 길을 가라고 한다면 몸서리를 칠 것 같다.

매일 반복되는 중대본회의, 방대본회의, 중수본회의, 재대본회의는 일상이었고 수시 때때로 소집되는 관계부서 회의, 언론브리핑, 쏟아지는 확진자의 역학조사와 병상배정이 되고나면 확진환자 이송 생활치료센터 운영 및 지원은 쉼 없이 반복되고 피로를 느낄 겨를도 없이 쪽잠으로 버틴 일상이었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정부목표를 초과 달성하고 위험도와 치명률이 떨어지면서 일상회복을 위해 방역정책의 줄기가 하나 더 늘어나고 일상 회복으로의 기대와 희망에 부풀게 하고 설레게 했다.

그동안 내려졌던 방역 통제선은 소상공인들의 절규에 가까운 고통을 강요했고 학교와 사업장 어느 한 곳도 살얼음판이 아닌 곳이 없었던 터라 일상회복의 신호는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듯 했지만 지난 11월17일부터 전국적으로 3000명에서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되면서 병상부족 등 새로운 양상으로 흘러가는 듯 하고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일부국가로 확산되고 있어 지난해 12월의 상황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지난해 12월5일은 ○○요양병원에서 환자 176명, 종사자 48명이 집단 확진되었고 안타깝게도 3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초유의 사태가 금년 1월12일 코호트 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치열하게 이어졌다. 산소공급, 린넨공급, 의료용품공급, 의료폐기물처리, 환자전원, 환자와 의료진 식사제공, 의료인력 지원 등 어느 하나 쉬운 일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만 보자면 확진자 주간발생률, 병상가동률, 사망 및 위·중증화율, 감염재생산지수 등 모든 지표에서 우리시는 10월부터 전국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는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임시선별검사소를 과감하게 확대하여 10개소를 추가편성 하고 기존 선별진료소 12개소 포함 누적 97만명 이상 선제검사를 실시하여 1436명의 숨은 감염자를 찾아 한발 빠른 격리조치를 함으로써 추가 확산을 막았고, 둘째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PCR검사 참여, 셋째는 우리시의 방역체계와 산업도시의 특성에 맞는 기업체 중심의 사내 자체 방역망을 따로 구축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중 방 역망이 구축된 점. 넷째는 방역취약시설인 농수산물도매시장, 전통시장, 대형마트, 외국인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대형 건설현장에 대한 현장방문 검체팀 운영, 다섯째가 낮은 이동량과 이동간 접촉이 적은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타 대도시의 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에서의 높은 밀도와 장시간노출이 우리시에서는 발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지난해 12월 상황처럼 집단발생 한다면 또다시 병상부족 문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재현되고 긴 시간동안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12월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현 상황에서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선제적 진단검사 동참과 방역수칙 준수, 백신접종을 당부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와 12세 이상 청소년,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예방접종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 백신접종만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12월의 추억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고 정말 두렵다.

여태익 울산시 감염병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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