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맑은 물 문제와 결부돼 보존 방안에 집중했던 반구대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발맞춰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본격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세계암각화센터 조성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시는 국비 2억6600만원과 시비 1억1200만원 등 총 3억8000만원을 투입해 내년부터 1년6개월 동안 세계암각화센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08년 5월 개관한 울주군 두동면 암각화박물관이 규모와 역할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는 2025년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둔 시점에서, 향후 대폭 늘어날 관광객을 감안하면 암각화박물관의 역할을 대체할 시설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세계암각화센터에 맡기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세계암각화센터에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 울산 지역 암각화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코아계곡 등 세계 각국의 암각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암각화박물관이 전시 기능에 집중한 반면, 세계암각화센터는 암각화의 보존·관리·연구기능도 담당한다.
세계암각화센터는 박물관의 상위 개념이다. 시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계층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시는 세계암각화센터를 암각화와 관련한 종합 박물관으로 조성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시설로 육성할 예정이다.
세계암각화센터의 규모는 암각화박물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입지는 미정인 가운데 현 암각화박물관 부지를 대상으로 한 신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시는 기본계획 용역을 통해 자세한 입지와 규모, 사업비 등을 산출하기로 했다.
국립과 공립 등 다양한 가능성에 제기되는 가운데, 시는 세계암각화센터의 위상 제고를 위해 국립 건립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시는 또 반구대암각화의 관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근접 관람 방안도 모색한다.
현재 반구대암각화를 관람할 경우 망원경을 이용해도 시인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오후 4시께에 접어들어서야 뚜렷한 형상을 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낮은 편이다.
이에 시는 부교를 포함해 반구대암각화를 상시 근접해서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시는 용역비 1억2750만원을 투입해 반구대암각화 근접관람대(부교) 타당성 및 설치 용역을 내년 착수해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반구대암각화 보존 대책의 가닥이 잡힌 만큼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용역을 추진한다”며 “문화재청 및 울주군과 협의해 세계암각화센터를 울산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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