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국비 2억6600만원과 시비 1억1200만원 등 총 3억8000만원을 들여 내년부터 1년6개월 동안 세계암각화센터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대곡천변에 있는 암각화박물관은 그동안 부지와 건물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 차에 울산시가 세계암각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발주할 세계암각화센터 용역 내용 중에 관심을 끄는 것은 센터의 입지와 규모, 그리고 성격이다. 공개적으로 입지를 밝힐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외지고 먼 곳을 피해야 많은 방문객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전의 용역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기존 암각화박물관과 대곡박물관 사이의 국도변을 추천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일대는 땅값이 싼 대신 교통이 불편하고 주변이 황량하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 그 동안 대곡박물관과 암각화박물관에는 대중교통이 없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수년 전부터 노선버스가 하루에 몇번 들어오기는 하지만 불편하기는 이전이나 마찬가지다.
세계암각화센터가 제역할을 하려면 한적한 곳 보다는 많은 시민과 학생, 관광객,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편리해야 한다. 특히 세계적인 석학이나 연구자들이 참석하는 심포지엄이나 세미나는 도시 중심에서 열려야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세계암각화센터는 KTX울산역과 가까이 있는 것이 훨씬 득이 될 것이다. 다만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까지는 셔틀버스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세계암각화센터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전 계층을 아우르는 대규모 복합공간이 돼야 할 것이다. 규모·내용 면에서 압도적이어야 연구자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다. 특히 포르투갈 코아계곡 등 세계 굴지의 암각화를 전시한다면 울산 서부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세계암각화센터는 반드시 국립으로 설립돼야 한다. 그래야 센터의 위상이 서고, 연구자들의 권위도 서게 되며, 대곡천 암각화군의 세계유산 등재도 쉽게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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