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는 현대 첨단기술의 집약체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들은 전통적인 공학부터 첨단 통신 기술 그리고 감성과 디자인 공학까지 동원하여 2만개가 넘는 부품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심지어 기업의 명운을 걸기도 한다.
자동차 디자인에서 설계를 거쳐 대량 생산할 능력을 갖춘 국가가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심지어 이러한 국가들은 세계 경제의 중심국이 되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산업이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17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축소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다. 정글과도 같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글로벌 완성차 수요가 약 9500만대에서 2019년 9000만대로 감소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7500만대로 급락했다. 올해 자동차 수요가 V자 반등을 달성했지만 8000만대를 약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도 전성기에 비해 15% 정도 세계시장이 축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기술적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미래 자동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단어는 ‘친환경’과 ‘자율주행’이다. 친환경 자동차는 전통적인 내연기관과 다르다.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구동 메커니즘의 변화에 따라 크게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로 나눌 수 있다.
전문기관들은 내연기관 대비 점점 증가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2027년 무렵 전체 자동차 시장의 34%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 순수 전기차의 성장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전기자동차의 짧은 주행거리, 긴 충전 시간, 인프라 확충, 비싼 배터리 가격 등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글로벌 기업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2030년 전후 실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일본이 선도하고 있어서 국내 기업의 분발이 한층 요구된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차량을 조작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이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기준으로 자율주행 정도에 따라 6단계로 구분되며 현재 2단계 수준으로 양산 적용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기준으로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핵심부품 확보와 독자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 자율주행 3단계에 해당하는 기술이 적용되는 사례를 쉽게 볼 수 있다.
이제는 친환경과 자율주행이라는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울산은 2011년부터 그린 전기차 사업을 진행해 10년간 미래 자동차에 대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울산은 전국 최초 자율주행 버스를 실증 개발한 바 있다. 실증도로를 구축하고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개될 연구개발 및 기반 구축을 잘 진행하여 전기차 시대의 기술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기술과 시장 변화로 혁신과 구조조정을 통해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반도체 수급 문제 등 글로벌 공급망 개편 등으로 인한 어려움 등 해결하여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온 만큼, 지역 내 학계, 연구기관, 기업지원기관의 혁신역량을 하나로 결집해야 한다. 울산시의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울산은 앞으로도 미래 기술을 선점하고 글로벌 자동차 선도 도시로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권수용 울산테크노파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