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언제나 무엇을 얻고자 한다. 얻을 때도 있지만 얻지 못할 때도 있다. 가끔은 얻지 못할뿐더러 오히려 화를 당하기도 한다. 얻고자 하는 마음만 강할 뿐 정작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몰랐다기보다는 애당초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얻으려고만 하니 어쩌면 얻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람들은 주고 싶을 때 준다. 주기 싫은데 억지로 강요하면 우선은 줄지 몰라도 시간은 반감을 쌓아갈 뿐이다. 반감은 쌓이면 어떤 방향으로든 표출되기 마련이다. 얻고 싶은 것을 얻는 방법은 간단하다. 상대방이 주고 싶게 만들면 된다.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층민 출신에서 제왕이 된 유방은 일자무식으로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항우를 제치고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그에게 세 가지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 능력 있고 어진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쓰는 것, 마음을 비우고 간언을 잘 받아들이는 것 등이 그것이다. 유방은 이런 장점 덕에 많은 인재를 가까이에 둘 수 있었고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유방은 자신의 부족함을 알았고, 주변 충신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줄 알았다. 그래서 상대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었음에도 힘만 내세우지 않았고, 신하들이 자신을 대등한 인격체로 느끼게 해주었다.
세상에는 얻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데, 실제로 얻으려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 얻고자 하면서도 내게 줄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않는다. 얻고자 하면서도 그 사람의 가치를 알아 적재적소에 쓸 줄을 모른다. 얻고자 하면서도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저 얻고자 하는 내 마음에만 충실할 뿐이다. 한비자는 ‘최상의 덕이란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를 움직이게 하라고 했다.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억압과 강요가 아니다.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명령은 우선은 움직이게 할 수는 있겠지만 멀리 보면 나에게 해가 되기 쉬울 뿐이다. 우리는 우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본 적 있는가. 나는 진심으로 그 사람의 말을 들어준 적이 있는가.
송철호 문학박사·울산남구문화원 향토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