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이 3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도적으로 손님맞이를 준비해야 하는 울산시체육회는 전혀 급하지 않은 것 같아 보여서 안타깝다. 김석기 신임회장과 오흥일 사무처장간의 체육회 내부 갈등이 해결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임원들이 먼저 요청해서 갈등을 해결해 보자며 이사회까지 소집했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당시 이사회에서 김석원 부회장을 비롯한 부회장들은 김석기 회장에게 “체육회 내부 갈등을 모두 포용하고 내년 울산 전국체전에 집중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공공연하게 거취 표명을 했던 오흥일 사무처장이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지난 선거비용 문제 등에 대해서는 직원들을 질책하지 말고, 김 회장이 체육회를 상대로 요구한 선거무효소송 비용 역시 임기가 끝난 뒤에 청구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이같은 제안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논란이 됐던 소원수리 내용, 선거 당시 오 사무처장의 행동 등을 언급했다.
신임 이사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임원들의 제안에 동의하는 이사들도 있었지만, 일부 이사들은 이사회 자리가 회장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자리가 됐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내년 울산 전국체전이 이제 열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다. 체육회는 똘똘 뭉쳐 어떻게 하면 손님맞이를 잘 할지, 선수들의 경기력은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이다. 그런데 내부 갈등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시민들이 체육회를 어떻게 지켜볼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내년 울산 전국체전은 2019년 서울체전 이후 3년만에 관중이 들어서는,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체전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 전국체전을 ‘화합·도약·평화체전’으로 만든다고도 했다. 시체육회에 화합이 빠져 있는데 내년 울산체전이 화합체전으로 열릴 수 있을까 싶다.
송철호 시장은 “내년에 울산은 중차대한 전국행사를 앞두고 있다. 지금 시체육회가 겪고 있는 내홍 정도는 큰 파도가 아니다.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다. 시체육회가 화합해 성공체전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정세홍 사회부 aqwe0812@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