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유행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이번 주 특단의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방역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았다. 언제까지 윗선의 눈치만 볼 것인지 참으로 답답하다. 정부의 상황 인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중수본에 의하면 12일 기준 확진자는 6689명으로 전날보다 줄었지만, 토요일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다. 위중증 환자 또한 894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부터 840명-857명-852명-856명-894명으로 닷새 연속 800명대를 기록했으며 그 수도 계속 많아지고 있다. 전날 사망자도 80명으로 역대 최다치였다. 연말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을 넘을 것이라고 하니 사망자와 중증 환자도 그만큼 많아질 것이 확실하다.
울산에서는 경로당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주말 연휴 동안 신규 코로나 확진자가 대규모로 발생, 133명이 확진됐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있는 시민들은 너도나도 선별진료소로 모여들었다. 문수경기장 선별진료소 주변 도로에는 PCR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의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12월말부터 내년초까지 송년회와 신년회 단체모임 10건 중 7~8건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중증 병상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11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전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9%(1276개 중 1031개 사용)로 전날 79.0%에서 1.9%포인트 증가했다. 입·퇴원 수속 과정을 고려하면 중증 병상 가동률 80%는 사실상 포화 상태로 볼 수 있다. 울산은 여유가 조금 있다지만 언제 확진자가 폭증할지 알 수 없는 것이 코로나다. 의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전공의들은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 의료 체계가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위드코로나와 함께 경계심이 무너지면서 각종 연말 모임이 활발하다. 거리두기 강화의 시기를 놓치면 앞으로 어떤 현상이 나타날지 눈에 선하다. 경제 운운하면서 하루에 80명이나 되는 환자가 사망하는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어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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