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추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울산도 2015년 11월 기준 120만64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가 결국 2021년 10월 말 기준 112만2566명으로 떨어져 인구절벽이란 말이 실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탈울산과 인구감소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저출산에 따른 자연적 인구감소의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사회적 인구 유출은 원인을 분석해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련의 노력이 요구된다.
인구의 유출의 원인은 각 지자체마다 처한 사회·경제적 여건 즉 주택문제, 부족한 일자리, 교육환경, 육아환경, 자연 환경의 오염, 생활 환경의 문제, 범죄 문제, 교통 문제 등 다양할 것이다. 결국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측면에서 인구감소는 생산가능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노동력이 부족해져 노동생산성이 저하되게 된다. 또한 사회적인 측면에서는 사회 인프라 감소와 생활환경의 붕괴를 초래해 지역 생활 편리성의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결국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의 증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울산도 인구 유출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는데 필자는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비스산업, 특히 관광산업의 부족에 주목한다.
첫째, 관광인프라 시설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최근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을 계기로 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늘고 있는데 그들이 체류하면서 즐길거리가 부족하다. 즉 울산에는 리조트나 콘도미니엄이 부재하고, 대형 수학여행단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 등의 인프라가 부족해 울산이 경유형 관광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케이블카, 루지 등 역동적인 관광시설과 테마파크 등도 부재해 즐길거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만약에 콘도미니엄을 비롯한 대형숙박시설과 역동적인 관광시설 및 체험거리의 테마파크가 들어선다면 울산이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당연히 울산 시민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외지에서도 많은 인력이 유입될 것이다.
예를 들어 부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개장 후 약 150여명의 직원을 직·간접 고용해 운영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직원의 약 40%를 서구민으로 채용했다. 관련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3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 효과를 냈다. 또한 전라남도 해남군의 경우 ‘해남 유럽마을 테마파크 조성 투자협약’을 가졌는데 투자액은 5700억원 규모로, 관광 등에서 연 101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와 지역주민 등을 포함한 1200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예상하고 있다.
둘째, 관광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관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지역의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관광경영과는 2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3학급에 60여명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할 때 울산지역의 대학에는 관련 학과가 없어 부산이나 대구 등의 대학으로 유학을 가게 된다. 이들이 그 지역에서 관광 관련 대학을 졸업하면 대부분 그 지역의 관광산업체에 직업을 갖게 되고, 그 지역에 정주하게 된다. 결국 울산의 입장에서는 인구 유출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울산지역의 관광전문인력이 울산에서 양성되어 앞에서 언급한 관광인프라시설이 들어서면 일자리가 창출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울산의 향후 5년의 제7차 울산권관광개발계획 수립에 대한 최종보고가 끝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고용유발효과는 2만1075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울산의 시책에는 우선 순위가 있겠지만, 인구유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일회성의 일자리 창출보다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보고서에 언급된 관광산업의 육성에 우선 순위가 요구된다. 관광산업은 타 산업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탁월하며, 관광산업만큼 더 좋은 일자리 창출할 산업은 없다. 따라서 관광산업을 ‘고용성장의 엔진’으로 간주한다면 울산의 인구 유출을 막고, 유지를 하고, 나아가 인구의 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학교 교수(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