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확한 염도조절·숙성기술이 오랜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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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확한 염도조절·숙성기술이 오랜 인기 비결”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1.12.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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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포식품 김민기 대표가 울산 강동 멸치액젓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가정이 올해 김장을 마무리했다. 김장 양념은 지역마다, 집마다 다르지만, 보통 액젓을 기본적으로 사용한다. 해산물이 발효되면서 우러나온 감칠맛이 채소나 양념과 어우러지면서 고유의 깊은 맛을 내주기 때문이다. 김장철을 맞아 덩달아 손길이 분주해진 울산지역 내 향토기업 유포식품을 찾아 그 맛의 비결, 경영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멸치(액)젓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유포식품은 창업주인 김성보옹의 아들인 김태웅·김민기·김태민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유포식품은 아버지인 김성보옹이 1970년대 강동해변의 청정해역에서 많이 잡히는 멸치를 활용해 가정에서 먹을 요량으로 멸치젓을 담갔고, 이웃에게 조금씩 나눠주면서 시작됐다.

김민기 대표는 “멸치젓 맛을 본 이웃들의 반응이 좋아 전문적으로 액젓 제조를 하게 됐다. 1977년 4월 유포식품이라는 이름으로 전문업체를 설립했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유포는 북구 구유동의 옛 지명”이라고 설명했다.

유포식품이 오랫동안 향토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정확한 염도조절과 오랜 숙성기간을 꼽았다.

김 대표는 “유포식품에서 생산되는 멸치(액)젓은 연근해 청정해역에서 잡은 멸치로 소금과 잘 배합, 숙성시켜 단맛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또한 깨끗한 소금(한주정제염) 외에는 조미료나 방부제를 일체 사용치 않은 순수한 멸치액젓으로 김치, 깍두기, 쌈, 나물무침, 해초무침에 사용하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3m 아래 지하에서 적정 온도로 오랫동안 숙성시킨 것이 맛의 비결이다. 유포식품의 멸치액젓은 기본 3년은 숙성시키고, 특품의 경우 6년까지 숙성해 고객에게 내놓는다”고 했다.

원재료의 신선함도 빼놓을 수 없다. 김 대표는 “멸치가 대량으로 들어오는 날이면 이틀밤을 꼬박 새워 작업을 한다. 좀 더 신선한 멸치로 맛있는 젓갈을 담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멸치액젓은 단백질을 분해해서 아미노산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콩을 사용하는 간장이나 된장과 원리가 같고, 칼슘과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해 각종 국에 간장 대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멸치액젓을 간장 대용으로 사용한다면 더욱 깊은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데 유포식품은 향후 멸치뼈를 활용한 어간장 제조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간장은 울산말로 ‘유지렁’이라고 한다. ‘멸치’를 주재료로 하는, 전국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울산만의 음식문화다. 바닷가에 자리한 유포 지역에는 콩이 귀하니 메주나 간장을 만드는데 품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멸치로 만든 어간장을 오랫동안 간장 대용으로 활용해왔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어간장 제조도 도전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아버지께서는 상품을 많이 판매하는 것보다 맛 좋은 상품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하셨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성실함을 보고 자란 덕분에 지금까지 그 기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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