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없으면 종이증명서나 백신패스스티커를 발급받아 갖고 다니면 되긴 하지만 번거롭기도, 유쾌한 일이 아니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구 삼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60~80건의 예방접종스티커를 발급하고 있다고 한다. 재난 안내에 이어 코로나19가 만든 디지털소외 현상이 생계와 관련한 직접적인 노인피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말로만 해오던 고령층 디지털소외해소를 위한 대책을 보다 실질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식당 출입도 어려운데 무료급식소나 경로당 등도 운영을 중단하면서 끼니해결에 애로를 겪는 노인들마저 생기고 있다. 울산지역 경로당 800여곳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3차 접종(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은 출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했지만 경로당을 매개로 한 확진자가 확산되면서 지난 6일부터 각 구·군에 운영중지 공문을 발송했다. 시급하게 현황을 파악해 도시락 배달 등으로 굶는 노인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자영업자들 문제도 예사롭지 않다. 거리두기 강화로 영업시간이 단축된 소상공인들은 방역지침 보이콧을 예고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2시간 가량 총궐기대회를 연다고 한다. 외식업중앙회 울산지회도 대규모 집회와 셧다운을 준비중이다. 특히 일상회복에 들어가면서 연말연시 특수를 겨냥해 식재료 등 많은 준비를 해뒀던 자영업자들은 손실이 배가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논의만 무성할 뿐,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다. 벌써 2년째다. 피해와 책임을 오롯이 고령층이나 중소상인들에게 떠넘길 일은 분명 아니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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