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분이 금방 끝난다. 쉬는 시간 10분은 짧다. 아이들의 쉬는 시간은 해결할 과제가 많다. 책 정리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선생님 몰래 숨겨둔 말랑이도 꺼내 자랑도 해보고, 복도 끝 화장실도 잰걸음으로 다녀와야 한다. 쉬는 시간에 쉬지 못하는 까닭에 아이들은 마음껏 쉬는 시간, 마음껏 노는 시간을 늘 갈망한다.
우리 꿈 씨앗반도 예외는 아니다. 쉬는 시간이 ‘노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늘 바란다. 신나게 노는 시간을 그리워한다. 일과 중 공식적으로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시간이 있다. ‘중간놀이’ 시간이다. 초등학교 놀이 활동 시간 보장과 건전한 놀이 문화 여건 조성을 위해 일과 중에 운영되었던 ‘중간 놀이시간’과 ‘학교야 놀자’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인해 회복하지 못하고 계속 멈춤의 상태이다. 학교가 전면등교로 정상 운영 후에도 중간놀이 시간의 되돌림은 어렵다.
점심시간 화단 오솔길 돌아보기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는 규칙도 정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면서 설명을 해주었지만, 올해는 누구나 알고 있는 드라마 유명세 덕에 규칙 설명 없이도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로 쉽게 시작할 수 있었다. 술래를 정하고, 움직임과 멈춤을 반복하며 아이들은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일부러 술래가 되고픈 아이는 천천히 움직이며 도망가고, 끝까지 살아남고 싶은 아이는 부동의 멈춤을 선택한다. 놀이를 함께하는 선생님도 아이들의 멈춤과 움직임 동작 하나하나가 귀엽고 재미있어 크게 웃는다. 잡힐세라 술래를 피해 달아나는 시간이 무척 즐겁고 신난다. 도망가느라 외치는 소리에 운동장 한편이 시끌시끌해진다.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 중 하나는 고무줄놀이다. 시대와 나이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왔지만, 대부분 검정 고무줄을 2~3개 묶어서 길게 늘여 사용했다. 운동장에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틈틈이 해 온 고무줄놀이는 한 줄, 두 줄, 삼각형, 사각형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술래는 노래를 불러주고 나머지는 고무줄놀이하고, 규칙은 매우 철저하다. 여자아이도 했지만, 한때 남자아이가 함께하는 모습도 유행했다. 신체의 각 부위를 골고루 자극해 운동량도 많고, 협동심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 교육적 가치가 높은 훌륭한 놀이이다. 비행기, 장난감 기차, 살랑살랑 봄바람 불어온다, 다람쥐 등 동요를 부르며 고무줄놀이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느낌이 다른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건강함의 상징이 아닐까 싶다. 함께 부대끼고 함께 생각하는 ‘놀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알아갈 수 있다. 노는 시간, 놀이시간이 필요한 까닭이다. 아이들에게는 건강하게 하나가 될 수 있는 놀이시간이 더 필요한 때다.
임수현 중남초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