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 2년째를 맞은 올해 울산의 고용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한파가 지속됐다. 수출 호조와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신종 코로나 타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타도시와 달리 먹구름이 짙어졌다. 특히 울산의 고용시장 주역인 남성취업자 감소세가 1년 넘게 이어졌고, 30대 청년 취업률도 부진했다.
23일 KOSIS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초 울산지역 고용률은 56.0%로 2000년 2월(55.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역 내 수출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58.8%까지 고용률을 회복했으나, 전국 경쟁 도시와 비교하면 매우 수준이다. 11월 울산의 고용률은 58.8%로 부산(56.6%), 광주(58.0%)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낮았다. 자동차, 정유·석유화학, 조선을 3대 주력산업으로 하는 제조업도시 울산의 고용시장이 침체된 영향이다.
특히 제조업 도시 울산 고용시장의 주역인 남성취업자 감소세가 1년 넘게 이어졌다. 지역 남성 취업자수는 지난해 4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반면 여성의 경우 올해 3월부터 9개월 연속 취업자가 증가했다.
여기에다 올해는 코로나 장기화로 니트족(NEET·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도 급증했다. 올해 2분기 울산지역 ‘육아·통학·가사를 제외한 비경제활동인구수’가 14만2000명으로 관련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육아·통학·가사를 제외한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취업준비, 진학준비, 쉬었음, 심신장애 등이 포함되는데 지난해 2분기 13만2000명과 비교해 7.6% (1만명) 증가했다. 3분기 역시 지난해보다 6.1% 늘어난 13만8000명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니트족이 증가한 것은 20~30대 청년층의 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업자 현황 통계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올해 1~3분기 모두 20~30대 취업자수는 감소한 반면, 50~60대이상 취업자만 증가했다. 40대의 경우 상반기엔 증가하는 분위기였지만, 하반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 11월에는 지난해와 비교해 1.4% 감소했다.
울산일자리재단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지역 기업들이 채용을 보류하고, 채용하더라도 규모가 작았다.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비임금근로자는 1년 전보다 3.7% 증가해 고용의 질이 더 나빠졌고, 자영업자는 2.5% 늘어났다. 특히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면서 ‘나홀로 생계형’ 자영업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지역 경기침체와 고용불황이 지속되면서 청년층 중심의 탈울산 행렬도 거세졌다. 올해 10월까지 울산을 빠져나간 인구는 총 1만2783명으로 절반가량(48.6%·6212명)은 20~30대 청년이었다.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이 6년째 이어지며,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인구유출이 전망된다. 올해 탈울산 인구(1만2783명)는 2019년 1년간 빠져나간 인구(-1만172명)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같은 인구유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작년(-1만3584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