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눈이 나쁜 경우의 대부분은 가까운 물체가 잘 보이고 먼 거리의 물체가 흐려 보이는 근시가 대부분이다. 근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에게 주로 발생하며 아시아인의 약 70~90%를 차지하는 것이 굴절이상이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인들은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보다 근시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30% 전후이며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 아시아인들에게 근시가 많은 이유는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근거리 업무를 많이 해서 발생하는 후천적인 요인도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가 근시일 경우 자녀가 근시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유전일 가능성이 크지만, 부모가 근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녀가 근시인 경우도 많다. 또한, 이전 부모 세대와 비교하면 지금의 자녀 세대에서 월등히 근시 인구가 많고 근시의 정도도 심한 것으로 보아 후천적인 원인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근시는 단지 멀리 있는 물체가 흐려 보이는 시력 감소뿐 아니라 눈의 피로와 생활의 안전에 지장을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삶의 질이 감소하며 근시를 교정하거나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부담도 이어진다. 또한, 근시는 눈이 좋은 정시에 비교해 외사시나 망막박리와 같은 안과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빈도가 높아 이차적인 눈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근시가 있는 눈은 해부학적으로 안구의 앞뒤 길이가 길어져서 발생하고 한번 근시가 된 눈은 정시로 회복할 수 없다. 근시는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로 교정을 하지만 근시의 진행이 멈추는 20대 초부터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굴절 교정 수술로 교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근시와 난시가 심하거나 사시를 동반하는 경우는 교정 수술이 불가능하므로 근시의 예방하거나 근시의 진행을 억제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인체는 환경에 적응하거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한다. 우리 눈도 원거리를 주로 봐야 하는 환경에서 생활한다면 원거리를 잘 볼 수 있는 눈으로 발달하지만, 근거리를 주로 보게 된다면 근거리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변화한다. 요즘과 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재택근무를 하거나 온라인 수업과 같은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지속해서 오랫동안 보게 되면 눈은 더욱 더 불편해지고 이러한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편하게 보기 위해 눈의 구조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눈의 불편을 일으키는 요인과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그 요인과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그 결과 멀리 있는 물체가 흐려 보이는 근시가 증가하게 되고 근시 증가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러므로 근시로 인한 시력 악화를 막으려면 가까이 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근시가 가까이 있는 물체를 편하게 보기 위해 눈을 변화시키는 만큼 눈에서 물체까지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근시는 더욱더 증가한다. 거리뿐 아니라 가까이 보는 시간이 증가할수록 눈의 피로가 가중되어 근시가 증가한다. 그래서 근거리를 50분 정도 보고 난 다음 10분 정도는 원거리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나이가 어릴수록 근시가 증가하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어릴수록 가까이 보는 것을 자제하고 근거리를 보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근시로 인해 시력이 저하하면 항상 안경을 착용하는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시는 안경을 착용하면 먼 거리를 선명하게 볼 수 있지만, 근거리 물체는 오히려 불편하게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가까운 거리의 물체를 볼 때 근시 안경을 착용하면 오히려 눈이 나빠지는 예도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반대로 근시가 발생했을 때 안경을 착용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관리를 하지 않으면 사시와 같은 눈의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거나 기능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먼저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김재도 전 경운대 안경광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