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가 울산시, 울주군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광역전철 개통에 맞춰 무궁화호의 남창역 무정차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울주군 남부권 주민 등은 광역전철 개통식이 예정된 오는 28일 선로 점거 등을 포함한 대규모 집단 행동을 예고하면서 갈등이 예상된다.
26일 한국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 부전역에서 울산 태화강역을 연결하는 동해선 광역전철 2단계 개통일인 오는 28일부터 남창역에 무궁화호가 정차하지 않는다.
현재 열차 예매 사이트인 코레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남창역 또는 덕하역을 출발 또는 도착지로 입력할 경우 ‘해당 역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12월28일부터 여객열차 운행이 중지된다’고 안내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남창역의 경우 지난해 기준 하루 350명 가량이 무궁화호를 이용했다. 철도공사는 앞서 지난해 남창역에 열차와 광역전철이 정차할 수 있도록 남창역을 신축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울산·울주 패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최근 동해남부선 관련 업무차 한국철도공사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오는 28일부터 무궁화호가 남창역과 덕하역에 정차하지 않는 사실을 파악했다.
시는 “광역전철이 28일부터 개통되면 남창역에 무궁화호가 정차하는 의미가 크게 없다고 판단했다”는 등의 설명을 공사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공사측 논리대로라면 출·퇴근 시간 15분, 평상시 25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광역전철이 개통되면 남창역에 무궁화호가 무정차하더라도 운행 횟수 증가 등으로 주민 편의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남창에서 경북쪽으로 이동하는 이용자의 경우 환승해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남창~서울 구간 이용자 역시 기존에는 동대구역에서 1번 환승하면 됐지만 오는 28일부턴 태화강역에서 1번, 신경주역 또는 동대구역에서 1번 등 총 2번 환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향후 고속열차인 KTX-이음이 동해남부선에 투입될 예정인데, 무궁화호가 정차하지 않는 남창역의 경우 자연스레 KTX-이음 역시 무정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지난 25일 남울주지역 사회단체장, 군의원 등과 가진 긴급 대책회의에서 “남창역은 철도와 전철이 함께 정차할 수 있도록 2개의 플랫폼이 설치됐지만 철도공사가 무궁화호 무정차를 결정했다”며 “울주군이나 주민들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같이 조치를 한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당시 대책회의에 참석한 지역사회단체장들도 강력 반발하며 주민들과 함께 철도공사 항의 방문 및 사옥 앞 집회, 서명운동 뿐 아니라 오는 28일부터 태화강역 집회, 개통식 행사 저지, 선로점거 등 강력한 집단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