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내총생산은 일정기간 해당 구역에서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 가격을 더해 구한다. 경제구조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일종의 통계작업이다. 실질 지역내총생산은 지난 1998년 한 차례 감소한 뒤 2019년까지 줄곧 플러스였다. 직전 5년 동안에도 2~3%가량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던 지역내총생산이 지난해 -0.8%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낸 것은 충격적이다. 지역별 실질 지역내총생산 증감률을 보면 울산(-7.2%), 제주(-6.6%), 경남(-4.1%), 부산·인천·경북(각 -2.9%), 강원(-2.0%), 대구(-1.4%), 광주(-1.0%), 충남(-0.5%), 서울·전남(-0.1%)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뿐만 아니라 울산은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개인소득도 4년째 1위 자리를 뺏겼다. 전국 평균값은 2120만원인데, 서울(2406만원)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울산(2356만원), 대전(2135만원), 광주(2129만원) 순을 보였다. 서울은 2017년 울산을 제친 이후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울산의 개인소득이 4년 연속 전국 1위 자리를 놓친데 대해 울산시민들은 깊은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부자도시 울산’이라는 별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울산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타시도로 빠져나가는 ‘소득의 역외 유출’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울산의 지역내총생산이 많이 감소한 데 대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만일 일시적인 반도체 부족 문제가 아닌, 지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는만큼 지역경제에 대한 보다 치밀한 분석과 대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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