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년 지역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울산 지역내총생산(GRDP)은 68조60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실질 성장률이 -7.2%를 기록했다. 전국 역시 -0.8%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전국 지역내총생산의 실질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4.6%) 이후 처음이다. 울산 GRDP의 전국비중은 전년보다 0.4%p 감소한 3.5%를 기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울산지역 성장률이 가장 부진했으며, 제주(-6.6%), 경남(-4.1%), 부산·인천·경북(-2.9%), 강원(-2.0%), 대구(-1.4%), 광주(-1.0%), 충남(-0.5%), 서울·전남(-0.1%) 등 총 12개 시·도가 역성장했다.
세종(5.1%), 충북(1.3%), 경기(1.1%), 대전(0.9%), 전북(0.1%) 등 5개 지역은 제조업, 공공행정 등을 중심으로 생산이 늘었다.
울산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타시도로 빠져나가는 ‘소득의 역외 유출’도 여전했다. 울산시민이 지난해 지역 밖에서 벌어온 ‘지역외순수취본원소득’(지역내 총소득-지역내 총생산)은 -9조원에 달했다.
이는 울산에서 발생한 고임금 소득이 타시도에서 대규모로 소비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은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지역외순수취본원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서울이 +26조원를 기록하고, 가까운 대구와 부산이 각각 +9조원과 +7조원으로 집계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아울러 울산지역 1인당 GRDP(지역내 총생산·명목기준)는 602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산업도시 울산은 지난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22년 연속 1인당 지역내총생산 GRDP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울산의 1인당 GRDP는 전국 평균(3739만원)을 크게 넘어섰고, 뒤를 이은 충남(5172만원), 서울(4586만원), 전남(4427만원)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울산은 1인당 GRDP가 가장 적은 대구(2396만원)에 비해서는 2.51배 많은 1인 생산량을 냈다.
그러나 1인당 총생산이 주민소득과 직결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울산의 개인소득은 2356만원으로, 서울에 이은 전국 2위에 그쳤다. 서울의 1인당 개인소득은 울산보다 50만원 많은 2406만원으로, 서울은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으로 개인소득 1위를 수성했다.
그전까지는 울산이 GRDP와 함께 1인당 개인소득 역시 1위 자리를 지켜오다가 조선업 침체로 서울보다 한 계단 내려선 뒤 뒤바뀐 순위가 4년간 이어졌다. 1인당 소득 최하위 도시는 경남으로 1956만원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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