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을 대표하는 여성 스포츠, 울산과학대 여자축구부
상태바
[기고]울산을 대표하는 여성 스포츠, 울산과학대 여자축구부
  • 경상일보
  • 승인 2021.12.30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기훈 울산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장

우리 일상생활에 가장 친숙한 스포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운동이 축구이다. 30대 이상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2002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는 박지성, 안정환, 설기현, 이천수 같은 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본격적으로 뛸 수 있는 발판이 되었고. 현재도 손흥민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활약이 국민 가슴을 뛰게 한다.

울산은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2002 월드컵이 열렸으며, 당시에 브라질, 스페인, 터키 대표팀이 전지 훈련지로 선택했을 만큼 축구 인프라가 뛰어난 도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여자 축구도 전국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됐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여자 축구가 울산을 대표하는 스포츠임을 잘 알고 있다. 여기에는 울산과학대학교 여자축구부가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여민지, 추효주, 이금민 등의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 울산과학대학교 여자축구부 출신으로 울산과 대한민국을 빛내는 여성 축구인이다.

울산과학대학교 여자축구부는 1993년 11월 창단 후 오늘까지 29년 동안 48개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1월 대한민국 U-20 여자 축구 청소년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황인선 감독은 2003년 아시아 축구선수권(현재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4강에 올라 3, 4위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넣어 일본을 1대0으로 꺾고 사상 첫 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부임 후 13년째 상무 감독을 맡고 있는 이미연 감독, 그리고 WK리그 통합 9연패의 위엄을 달성한 인천 현대제철 김은숙 감독대행 등 이상 세 명은 울산과학대학교 여자축구부 1기이자 우리나라 여자 축구 1세대다.

울산과학대학교는 매년 여자 실업축구팀에 선수를 배출하고 있고, 4~5명이 국가대표에 꾸준히 발탁되고 있다. 지난 12월17일 진행된 ‘2022 여자 실업축구(W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도 25명의 선발선수 중 5명이 울산과학대학교 출신이다. 더불어 우수한 심판 인력도 양성·배출하는 등 여자축구부 운영을 통해 여성이 스포츠 분야에 참여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의 여자 축구 지원은 다소 빈약하다. 현대중학교, 현대고등학교, 울산과학대학교 외에는 여자축구팀이 없고, 아마추어팀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울산이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메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괄목할 만한 일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의 제조업 중심도시로 통계청 발표가 시작된 이후 1인당 GRDP, 1인당 개인소득에서 전국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지도자를 양성하는 시스템, 여성 축구 인력의 저변 확대 등 울산의 스포츠 분야는 타 시도에 비해 지원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까지 울산과학대학교가 묵묵히 쌓아 올린 성과에만 안주하지 말고 여성 스포츠 분야 일자리 확대와 관련 분야 진출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울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10월에는 2022 전국체육대회가 울산에서 개최된다. 대회는 선수들의 응집된 기량을 발휘하게 하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계기로 울산의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스포츠 지원시스템이 요구된다. 스포츠 지도자, 스포츠 행정, 스포츠 의료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지원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이를 든든하게 하기 위한 기반조성이 더욱 중요한 만큼 울산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힘을 모아서 체계적인 연계와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울산은 제조업 중심도시에서 태화강 국가정원을 가진 생태도시로 발전했다. 이제 울산이 좀 더 성숙하고 역동적인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문화와 스포츠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울산의 스포츠 산업, 특히 여성 스포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김기훈 울산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대형 개발로 울산 해양관광 재도약 모색
  • [기자수첩]폭염 속 무너지는 질서…여름철 도시의 민낯
  • 신입공채 돌연 중단…투자 외 지출 줄이고…생산직 권고사직…허리띠 졸라매는 울산 석유화학업계
  • 아마존·SK, 7조규모 AI데이터센터 울산에
  • 울산, 75세이상 버스 무료 교통카드 발급 순항
  • 방어진항 쓰레기로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