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지역 각 구·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대응을 담당하는 역학조사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 등으로 전문인력의 이탈 및 공백이 지속되면서 양질의 의료인력 수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북구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10월25일 6급 역학조사관이 업무 스트레스로 그만둔 뒤 현재까지 공석이다.
북구는 지난 3~17일까지 역학조사관 1차 모집공고를 냈으나 지원자는 없었고, 오는 1월5일까지 진행 중인 2차 모집공고에도 현재까지 지원자가 없다.
동구보건소도 지난 11월 역학조사관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한 이후 12월1일자로 새로운 역학조사관이 임명됐으나, 불과 10여일 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다행히 오는 1월3일자로 새로운 역학조사관이 발령났다.
현재 울산시 4명을 비롯해 북구 2명, 나머지 4개 구·군에서 1명씩 등 총 10명의 역학조사관이 운영되고 있다. 역학조사관은 6급 기간제 공무원으로 의사와 약사, 수의사, 간호사 등 관련 면허를 취득하고 일정 실무경력을 갖춘 이에 한해 지원 가능하다. 북구보건소의 경우 기본급만 연봉 5100만원 가량에 추가수당까지 적지않은 급여가 지급되지만,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력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역학조사관을 포함한 보건소 역학조사팀 인력은 퇴근 이후에도 확진자 발생 등 긴급상황 발생 시 근무에 투입되고 있다. 또 역학조사관의 공백은 나머지 역학조사팀 직원들의 업무 가중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한 보건소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에 따른 역학조사, 이동동선 파악 등 신속대응을 위해 밤과 새벽에도 업무상 전화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주말도 없이 근무가 이어지고, 추가수당이 지급된다고는 하지만 그에 비해 스트레스가 많은 업무라 인력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문인력의 공백으로 자칫 역학조사의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며 역학조사 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옥민수 울산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역학조사가 중요한 것은 시기적절하게 밀접접촉자와 그외 접촉자 등을 가려내 판정을 내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인력의 공백이 길어지면 역학조사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자체는 역학조사 등 양질의 의료인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