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라고도 하는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은 일과 일 외의 영역(가족, 여가, 개인의 성장 및 자기개발) 등에 시간과 심리적 신체적 에너지를 적절히 분배함으로써 삶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삶에 대해 만족스러워하는 상태로 정의된다. 모든 계층을 망라하여 개인의 삶을 영위함에 있어 반드시 요구되는 가치다. 젊은 층에게서는 주거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지수는 일·생활·제도·지방자치단체 관심도 등 4개 영역 24개 세부 지표를 실태조사해 산출한 점수다. 서울이 62.0점으로 가장 높고 부산이 61.2점, 제주가 57.6점 순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전년도 대비 12.1점이나 상승한 55.4점이다. 수치상으로는 일 중심의 울산이 비로소 삶의 질을 논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도 할 수 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지역경기침체와 코로나19가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돼 면밀한 분석과 함께 새 대응책 마련도 필요하다.
‘일’의 영역에서는 전국적으로 총 근로시간과 초과 근로시간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울산은 15.8점을 받아 부산(15.5점) 서울(15.4점) 보다 높았다. 울산시민들의 근로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울산은 생활 영역에서도 제주(20.2점) 부산(17.3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는데, 남녀의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과 일과 생활에 균형을 이루려는 문화가 울산지역에서도 확산추세임을 알 수 있다. 제도영역에서도 울산은 서울과 세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지자체의 관심도에서는 5.4점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기(13.0점) 부산(12.7점) 전남(11.8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강원(5.2점) 광주(5.3점)에 이어 14위를 차지했다.
일과 생활이 균형을 이룬 도시가 지속되려면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지자체의 관심이다. 경기침체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울산시의 관심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