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시론]다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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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시론]다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말하는 이유
  • 이재명 기자
  • 승인 2021.12.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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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배 (사)문화도시울산포럼 이사장 문학박사
2022년은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지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지난 60년 동안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조국 근대화를 이끈 ‘산업수도’였다.

그러나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 울산의 비약적 발전의 이면에는 국가에 의해 오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쫓겨난 원주민의 응어리진 슬픔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과 자연보다 경제성장을 우선시한 결과 ‘공해도시’라는 오명까지 얻게 되었다.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그러한 얼룩진 이미지를 씻고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생태도시를 향해 줄기차게 달려왔고, 2017년 ‘태화강 국가정원’지정이라는 보람찬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지난 12월1일 제4차 ‘예비문화도시’로 지정되었다.

공업도시 60주년에 즈음하여 여러 곳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준비되는 가운데 울산시도 문화도시의 비전과 방향을 시민에게 제시할 모양이다. 문화도시 조성계획을 수립할 때 마땅히 이런 점들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문화담당 주체로서 예술인의 예술활동을 위한 제반 환경의 획기적 개선, 시민의 삶과 연계된 공동체문화공간의 확대, 청소년의 학습과 창작을 위한 공간 제공, 자연 및 역사문화의 콘텐츠화, 도시재생사업과 문화공간의 연계, 민간들 및 민관의 네트워크 구축, 타 도시 및 국제적 문화교류 확대, 행정조직 개편과 예산 확충 등등. 이들 사업은 시민의 삶을 문화적으로 더욱 알차게 만들고, 울산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울산 시민의 문화의식과 문화활동을 창조적으로 자극할 것이다.

그런데 문화도시로의 방향에서 반드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사안이 있다.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이후 산박) 건립 문제다. 2000년 ‘공업역사박물관’건립 주장을 계기로 시작된 30만 서명, 2012년 박근혜, 문재인의 대선공약, 초당적 총선공약, 조례 제정과 입지 선정, 수차의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쳤지만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고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데도 이상하게 아직 눈에 띄는 언급이 없다.

한 시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서 문화도시 조성과 관련하여 산박이 왜 필요한지 소견을 말하고자 한다. 산박 건립은 공업도시 울산의 업적과 희생에 대한 보상적 차원이나 단순히 산업기술 관련 박물관 정도를 염두에 두고 요구된 것이 아니다.

산박은 과학, 기술, 산업이 인문학과 예술과 소통함으로써 융복합적 콘텐츠를 창출하며, 시민의 창조적 정신을 일깨우고 기술혁신의 영감을 불어넣는 체험적 교육적 공간이다. 울산의 역사와 전통, 공업도시의 경험, 문화도시로의 기획을 연계시켜 새로운 발전과 정체성 형성을 도모하고, 국내는 물론 특히 제3세계 국가들에게 울산의 공업화와 문화도시의 성과를 공유하고, 나아가 관광과 인구 및 투자를 유인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산박은 울산의 미래발전에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문화도시의 측면에서도 산박은 울산의 모든 자연적 문화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유기적으로 조직하고 소통하는 구조적 정점에 위치해야 한다. 울산이 문화도시로 발전하는데 산박은 성패를 좌우할 필수적인 기관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문화도시 조성과 산박 건립은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 부시장 수준의 전담팀이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업도시 60주년을 맞아, 예비문화도시 지정을 축하하며, 그리고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전략적 기회를 앞두고, 문화도시울산을 꿈꾸는 모든 시민이 다시 국립산업기술박물관을 말해야 하는 이유다.

김정배 (사)문화도시울산포럼 이사장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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