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센터 지정 60주년, ‘공업도시 울산’의 발자취와 미래 ]에너지분야 신산업 토대로 새로운 100년 향해 다시 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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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센터 지정 60주년, ‘공업도시 울산’의 발자취와 미래 ]에너지분야 신산업 토대로 새로운 100년 향해 다시 뛰자
  • 이춘봉
  • 승인 2022.01.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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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공업지구 기공식

1962년 1월27일은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이었던 울산이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거듭나게 된 출발점이 된 날이다. 정부는 공업화를 통한 자립 경제 기반 구축을 위해 공업센터 건립을 결정하고 이날 울산을 특정공업지구로 결정·공포했다. 이후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고도성장하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했다. 지난 2012년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 당시 새로운 미래 100년을 위한 제2 도약을 선언했던 울산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해를 기점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울산이 향후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로 남기 위해서는 주력 산업을 고도화하는 한편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울산공업센터 지정 60주년을 맞아 공업도시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울산의 미래 재도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협약식 모습
▲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협약식 모습

◇국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중심지

정부는 깊은 수심과 조수간만의 차가 적은 천혜의 항만 조건, 평탄하고 광활한 배후부지 등을 고려해 1962년 1월27일 울산을 공업센터 건립지로 선택했다. 이어 2월3일 남구 매암동 납도마을에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을 거행했다.

정부의 1차 경제개발계획 기간이었던 1962~1966년 울산특별건설국이 설치돼 울산공단의 기초를 준비했고, 울산정유공장이 준공되며 산업수도의 출발을 알렸다.

제2차 경제개발계획(1967~1971년) 기간 영남화학과 한국비료공업이 문을 열고 현대자동차가 가동에 들어가는 등 공단 건설이 본격화됐으며, 제3차 경제개발계획(1972~1976년) 기간에는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현대 울산조선소와 석유화학 8개 공장이 들어섰다. 이후 제4~5차 경제개발계획 기간 여천·매암 일원에 새로운 공단이 조성돼 공업벨트가 형성됐고, 제6~7차 경제개발계획 기간 울산은 국내 최대 중화학공업단지로 도약하며 산업수도로 자리매김했다.
 

▲ 울산전시컨벤션에서 개최된 수소국제박람회
▲ 울산전시컨벤션에서 개최된 수소국제박람회

◇지정 50주년 울산 경제 정점

울산의 연도별 수출은 공업센터 지정 이후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보였다. 1962년 26만달러에 그쳤던 울산의 수출은 1974년 3억달러, 1977년 10억달러, 1992년 100억달러, 2006년 500억달러 돌파에 이어 2011년 1000억달러로 승승장구했다.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한 뒤 10년 뒤인 2002년 200억달러를 달성했지만, 주력 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불과 3년 뒤인 2005년 수출 400억달러를 기록했다.

단일 지자체 최초로 연간 수출 1000억달러를 넘어섰던 2011년 울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737만원인 서울의 배 가까운 5400만원으로 전국 최고의 부자도시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다.

당시 울산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가득찼고, 울산은 제2 도약을 선언하며 더 나은 미래 50년인 공업센터 지정 100년을 준비했다.
 

▲ 남구 공업탑로터리에 설치된 울산공업지구 지정 50주년 기념비
▲ 남구 공업탑로터리에 설치된 울산공업지구 지정 50주년 기념비

◇10년 새 급격히 가라앉은 분위기

2012년 이후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주력 산업이 위축되며 울산 경제는 고비를 맞고 있다. 3대 주력 산업이 울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10년 동안 68~74%를 오가고 있다. 울산 경제의 명암이 3대 주력 산업의 운명과 궤를 같이 한다는 말은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전문가들은 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즈음한 당시 울산 3대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대단히 강력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울산 경제의 미래 역시 3대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달렸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고, 신성장 산업 발굴의 중요성은 그리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3대 주력 산업이 부진에 빠져들면서 울산 경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2~2014년 900억달러대를 유지했던 울산 수출은 2015년 729억달러로 전년 대비 21.1% 급감한데 이어 2016년 652억달러로 다시 10.5% 감소하며 불과 5년 만에 300억달러 이상 퇴보했다.

2017년 667억달러, 2018년 701억달러, 2019년 695억달러로 답보세를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561억달러를 기록하며 울산 연간 수출은 2006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그나마 2021년 720억달러 수출이 예상되면서 신종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가 예상된다.

최근 10년 새 석유화학과 조선 수출은 반토막 났지만 자동차 산업의 선전으로 최악은 면했다. 2020년 울산 연평균 가구소득 6480만원으로, 전국 평균소득인 6125만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7488만원인 세종과 서울(6826만원), 경기(6725만원)에 이어 4위로 미끄러지며 더 이상 부자도시로 불릴 수 없는 형편이 됐다.

▲ 오일허브 울산신항 전경.
▲ 오일허브 울산신항 전경.

◇신산업 육성 산업구조 다양화 관건

전문가들은 울산이 다시 대한민국 산업의 간판 도시가 되려면 주력 산업 고도화와 신성장 산업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지역 고용에 기여하는 바가 큰 3대 주력 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울산시는 자동차산업의 친환경차 전환에 대비해 부품업계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고, 조선업 디지털 전환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도 부심하고 있다.

특히 시는 울산의 미래를 위해 신성장산업 발굴·육성에 팔을 걷고 있다. 시는 수소산업과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산업, 원전해체산업 등 에너지 분야 신산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산업 육성을 통한 산업 구조 스펙트럼 다양화에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과 일치되는 행보다.

강영훈 울산연구원 박사는 “3대 주력산업이 울산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산업 육성이 산업으로서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면 울산의 경제는 충분히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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