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울산지역 집값 상승세와 함께 아파트값의 양극화가 역대 최대로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평균 5.6으로 2013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울산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평균 3.3을 유지했으나 2018년 3.6, 2019년 4.1, 2020년 4.4 등으로 매년 소폭 상승해오다 지난해 급등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 울산 아파트 가격 상위 20% 아파트값과 하위 20% 아파트값이 평균 5.6배 벌어지며 양극화가 역대 최대로 심화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울산 아파트 매매거래 1만600여건 중 최고가에 거래된 아파트 단지는 남구 신정롯데킹덤(전용면적 207㎡)으로 2월 18억3000만원(25층)에 매매됐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장 낮은 가격에 팔린 아파트는 북구 중산동의 효연(전용면적 37㎡)으로, 2800만원(1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신정롯데킹덤 한 채를 팔면 효연을 최소 65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이 3.3에 불과했던 2017년의 경우 최고가 아파트(9억원)와 최저가 아파트(3200만원)간 가격차가 28.12배로 4년 사이 두 배로 껑충 뛰었다.
특히 지난해 최고가에 거래된 신정롯데킹덤(전용면적 207㎡)은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8억800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아파트였다. 반면 효연(전용면적 37㎡)은 2017년보다 오히려 10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시세 통계상으로도 지난달 울산지역 하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억851만원으로 4년 전보다 1214만원(10.1%) 떨어졌지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2억277만원(49.5%) 오른 4억978만원으로 조사됐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매매가의 상승폭이 둔화되거나 지역별 하락세가 두드러졌지만, 초고가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비규제지역 풍선효과 등으로 저가 아파트도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기적으론 지역 내 ‘대장 아파트’들의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