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햇볕을 온전히 받아야 살 수 있는 나무다. 위쪽 잎이 광합성을 하면 아래로 처진 잎과 가지는 죽은 가지가 된다. 양수(陽樹)의 특징이다. 광합성으로 얻은 탄수화물(포도당)은 뿌리에서 소화하고 버섯과 함께 이용한다. 뿌리에서 생긴 버섯(외생균근균)은 탄수화물과 물을 먹고 소나무는 버섯으로부터 질소와 무기물 먹고 튼튼해진다. 송이버섯이 그렇다.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소나무 활만송(活萬松)이 북구 정자동 산 20번지에 있다. 600년이상 됐다. 나뭇가지 끝이 활처럼 휘어져 있고 힘찬 근육질 줄기가 특징이다. 나무 아래에 서면 누구라도 ‘와’라는 감탄사를 연발할 만큼 웅장하다.
비탈면에 위태롭게 서 있으면서 살아있는 가지는 모두 아래쪽에 쏠려 있다. 홀로 햇볕을 받고 살다가 상수리나무, 왕대, 키 큰 소나무가 자라면서 햇볕을 못 받았다. 햇볕을 못 받은 쪽 가지는 마르고 눈(雪)에 부러지면서 잘려 나갔다. 잘린 면으로 들어간 빗물과 균이 줄기에 혹을 만들어냈다. 근육처럼 보이지만 염증에 의해 곪아 부은 상태다. 한편, 앞쪽으로 쏠린 무게를 감당하기 위한 장치(버팀대, 당김 줄)들도 필요했다. 깁스(Gips)와 다름없어 나무가 약해질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나무는 죽을 때까지 재생 가능한 생명체라는 사실이다. 뿌리가 살아나야 새로운 가지를 낼 수 있다. 햇볕을 가리는 나무와 낙엽, 부엽토 등 거름 성분을 없애야 한다. 모래와 숯을 넣어 새 뿌리에서 버섯이 나오게 할 도움이 필요하다.
1982년 내무부에서 전국 보호수 지정 당시 울산김씨 집안에서 나무를 추천하면서 활기차게 만년을 살라는 의미로 ‘활만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윤석 울산시 환경정책과 주무관